붕장어를 잡는 남해안 장어통발업계가 조업을 부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국내 붕장어의 70%를 생산하는 경남 통영 근해통발수협의 조합원인 장어통발어민과 장어 중매인협회는 긴급 간담회를 갖고 다음 달 19일까지 어선별(총 58척)로 7일간 조업을 부분 중단키로 결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업계는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둔화와 한일 양국의 갈등에 따라 수출 길이 막히면서 수협의 재고 물량이 넘쳐나자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업계는 예년에 비해 붕장어 어획량이 감소했음에도, 위판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에 빠져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다. 예년에는 ㎏당 위판가격이 1만1000~1만2000원 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들어 8000~9000원 선으로 뚝 떨어졌다. 수협 재고량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50t(22억 원)이던 것이 이날 현재 450t(22억 원)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업계는 지금까지 일본 수출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최근 들어 일본 측이 수산물 검역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수출 길이 막혀 재고 물량은 더욱 쌓여가고 있다. 중국산 붕장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국내 소비시장이 위축돼 어려움을 겪던 중에 대형 악재가 겹친 것이다.
재고 물량 급증으로 어가 하락은 가속되고 있는데 선원 임금과 기름값 상승 등 출어 경비는 날로 늘어나 업계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수협은 그동안 소비 촉진을 위해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각종 박람회와 시식회 등을 개최해 왔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조업 부분 중단으로 재고 물량이 해소되면서, 적정 어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판로 대책을 세우지 못할 경우에는 2·3차 조업중단이 반복되면서 업계가 연쇄 도산 위기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