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도 제대로 못해 ‘무용지물’
길 잃은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해 시민을 위협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데도 부산시는 지역 내 멧돼지 서식지나 개체 수를 파악하지 못한다. 멧돼지 포획틀은 관리가 소홀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까지 받는다.
시는 북구(7개) 금정구(6개) 사상구(6개)의 주요 등산로 등에 멧돼지 포획틀을 설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포획틀은 직사각형 철제 도구로, 내부에 막걸리 찌꺼기나 고구마 등 먹이를 숨겨 멧돼지를 유인한다. 북구와 금정구에 있는 포획틀은 시가 설치했다. 사상구는 자체 예산을 들여 포획틀을 설치·관리한다. 포획틀 1개를 설치하는 데는 200만 원이 든다. 시는 각 구에 매년 180만 원의 포획틀 관리 비용을 지원한다. 사상구는 자체 예산 260만 원을 들여 관리 중이다.
3개 구에서 포획틀로 잡은 멧돼지는 2016년 16마리, 2017년 6마리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최근 부산경찰청 주관으로 열린 멧돼지 출몰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는 포획틀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포획틀에서 나는 심한 쇠 냄새 탓에 멧돼지가 피해 다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겨울철에는 포획틀의 먹이를 하루 한 번 바꿔줘야 하지만 지금까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인봉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장은 “주기적으로 포획틀 설치 구역을 바꿔주는 등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재 예산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포획틀 설치 위치도 문제로 꼽힌다. 출몰 경로에 집중적으로 설치하는 등 계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정작 시는 멧돼지 서식지나 서식 밀도조차 모른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에 멧돼지 실태조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