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읍·금강공원·신라대
- 3곳 반경 5㎞ 이내에서
- 전체의 66%, 216건 신고
- 도심 향하는 주요 통로인 듯
최근 대거 출몰하는 멧돼지가 부산 도심으로 진입하는 주요 루트를 찾았다. 산림을 베어내고 만든 인공 구조물로 산과 도심 사이에 ‘구멍’이 뚫리면서, 이 틈새로 멧돼지가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문은 부산소방재난본부로부터 2016년 1월~2019년 10월 멧돼지 출현 신고 지점 327곳의 정확한 지번을 입수해 10일 지리정보시스템(GIS)으로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4년간 부산 도심을 습격한 멧돼지는 부산진구 초읍동(35건), 동래구 온천동과 금정구 장전동(32건), 사상구 괘법·감전·주례동(42건) 일원에서 압도적 출현 빈도를 나타냈다. 부산 지도에 신고 지점 밀집도를 그려보면, 이 3개 지역에 멧돼지 출현이 집중된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멧돼지는 이들 지역에서 각각 부산어린이대공원(초읍동) 금강공원(온천동) 신라대학교(괘법동)를 중심에 두고 출현했다. 이 3곳이 백양산과 금정산에 구멍을 뚫어 멧돼지의 이동을 돕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백양산에서 어린이대공원 내부로 이어진 길을 이용해 도심으로 내려온 멧돼지는 공원 정문 주위에서 대거 발견됐다. 또 일부는 정문에서 직선으로 이어진 너른 도로(새싹로)를 따라 부산시민공원 인근으로까지 움직였다.
온천동과 장전동 경계 지점인 금강공원과 공원 앞 도로(우장춘로) 주변에서도 멧돼지 출몰이 잦았다. 금정산에서 금강공원 내부를 따라 내려온 멧돼지가 도심에서 길을 잃은 것으로 짐작된다.
괘법·감전·주례동 일원에서는 산을 깎아 조성한 신라대 건물이 멧돼지에게 길을 열어준 것으로 판단된다. 4년간 신라대 안에서만 6차례 멧돼지가 목격된 것을 비롯해 학교 앞 도로(백양대로) 주위로 출현이 잇따랐다.
특히 4년간 어린이대공원 금강공원 신라대의 반경 5㎞ 내에서는 무려 216차례나 멧돼지가 목격됐다. 부산 전체 멧돼지 출현 신고의 3건 중 2건(66.1%)이 여기에서 이뤄졌다.
경상대 주선태(축산생명학과) 교수는 “개체 수가 급증해 경쟁에서 밀린 멧돼지가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 일정 반경 내의 도심에 나타나는 것”이라며 “서식지를 벗어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