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개업한 지 30년을 넘긴 노점포(老店鋪) 26곳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전통 계승사업에 나섰다.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들 가게를 시의 관광·문화적 자산으로 삼고 적극 홍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해시 한우물가게로 선정된 미죠사 황행길(78) 대표가 55년간의 애환을 들려주고 있다. 김해시 제공

김해시는 지난 9월부터 노점포 선정 작업을 거쳐 최종 26곳을 ‘한우물가게’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오랜 세월동안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해온 김해 지킴이인 이들 가게를 발굴해 김해만의 관광콘텐츠로 활용키로 했다.

현장평가를 거쳐 선정된 이들 점포는 음식점, 사진관, 표구사, 이발관, 방앗간, 양복점 등 지역 생활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2대째 운영 중인 대동면의 대동할매국수는 사업자 등록은 31년째지만 실제로는 1959년부터 운영에 들어가 6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

한림면 화포천 습지를 지켜온 명물인 화포메기국은 1934년부터 운영돼 장장 8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나루터가 있을 때부터 운영된 이곳은 낙동강 메기로 만든 메기국으로 서민의 애환을 함께해왔다고 전한다. 지금도 가게는 문전 성시를 이룬다.

동상동의 중국집인 만리향은 75년째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상동의 미죠사는 김해 유일의 맞춤형 양복점으로 5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미죠사 황행길(78) 대표는 “그 당시 이곳은 김해의 중심지였으며 당시 맞춤형 양복점이 30여 곳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제는 나 혼자 남고 모두 사라졌다”고 회고했다.

진영읍의 명물로 57년의 역사를 가진 구강춘(중국집)도 벌써 57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는 이들 가게를 문화관광홈페이지, 김해관광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탑재하고 집중 홍보키로 했다. 곧 개업연도 등이 담긴 한우물가게 현판을 전달하는 행사도 가지기로 했다. 시 조광제 관광과장은 “가야의 전통을 계승한 역사 도시로서 우리 시만의 전통을 자산으로 삼기 위해 노점포를 선정하게 됐다”며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명품 코스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