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학년도 위반 366건 발견
- 표절 의심 자소서 8명은 합격도

고등학교가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이 생활기록부에는 기재할 수 없는 어학성적 등 이른바 ‘스펙’을 제출하는 창구로 전락한 것으로 교육부 조사 결과 확인됐다. 특히 학생이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기소개서를 제출해도 감점, 불합격 등 조치를 하지 않은 대학도 있었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고교 840곳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고교 프로파일을 제출하면서, 대교협이 요구하는 필수 자료 외 추가 정보를 입력했다. 고교 프로파일은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참고하게 하려고 고등학교가 교육 목표, 교육과정 특징 등을 정리해 제공하는 자료다.

일부 외국어고는 공인어학시험인 텝스 점수에 따라 교내 상을 주고는 고교 프로파일에 수상자 명단을 기재했다. 2011년부터 어학시험 성적을 학생부에 쓸 수 없지만, 교내 수상 실적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대학에 간접적으로 학생의 어학성적을 제출한 것이다. 또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실적을 고교 프로파일에 첨부하는 방법으로 명문이라는 점을 부각한 고교도 많았다. 실태조사 대상 대학 중 5곳은 이런 정보를 활용해 특정 고교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고교 졸업생의 학점, 반수나 재수로 중도 이탈한 수 등을 확인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학종 제출서류인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에서 기재 금지 사항을 위반한 경우도 있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외부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을 기재 할 수 없지만 ‘작은 기업을 경영한 아버지’라고 하거나 ‘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라고 하는 식이다. 2019학년도 학종 지원자 17만6000여 명 중 이런 위반이 366건 발견됐다. 대부분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나타낸 경우였다. 자소서 표절도 유사도가 5~30%인 B수준 표절이 205건, 유사도 30% 이상인 C수준 표절이 23건 확인됐다. 일부 대학은 기재금지 위반이나 표절을 확인하고도 해당 지원자에게 감점 등 불이익을 주지 않아 2016~2018년에 표절 의심 자소서를 제출한 8명이 합격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