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료 후 SNS 올리자 비난 세례
부산 해운대구에서 아동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일 놀이 문화를 교류하는 민간 행사가 처음 열렸다. 하지만 한일 관계 경색 탓에 행사의 홍보가 여의치 않았고 축제 이름에서도 ‘한일’을 빼고 ‘아시아’를 넣어야 했던 뒷이야기가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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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해운대문화놀이센터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문화놀이 축제’에 참여한 아동들이 일본의 놀이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이승륜 기자 |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에 위치한 해운대문화놀이센터는 지난달 27일 센터 내 아동 놀이 구역에서 ‘제1회 아시아문화놀이 축제’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일본 아이들의 놀이문화와 먹거리를 알리는 축제로, 한국과 일본 간 민간 문화 교류였다. 부산에 거주하는 유학생 등 ‘친한파’ 일본인이 운영해온 유튜브 채널 ‘부산사랑’이 2015년 8월부터 매년 1월, 8월 두 차례 개최해온 축제를 센터가 올해 처음 이어받았다.
‘부산사랑’은 부산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즐겨 보는 여행 유튜브 채널이다. 5만여 명의 구독자를 거느렸고 콘텐츠 당 최다 38만 회가 넘는 시청 횟수를 기록해 일본인의 ‘부산여행 좌표’ 역할을 했다. 그런데 부산사랑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1년 6개월간 행사 지원 인력과 공간 부족 탓에 축제를 열지 못했다. 올해도 축제를 개최할 공간을 찾지 못하다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센터 관계자는 “부산사랑이 축제 장소를 찾지 못한 건 최근 악화한 한일 관계 영향인 것으로 안다. 민간 축제는 정치와 별개다. 아이들이 정치적 혐오 조장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폭력이라고 생각해 돕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축제 홍보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부정적 시선을 고려해 축제 홍보를 해운대구 반송동 아이들이 참여하는 모바일 메신저로 한정해 조촐하게 진행했다. 일본 놀이문화와 일본 아이들의 먹거리를 알리는 행사라고 알려지면 문제가 생길까 우려해 축제 명칭도 ‘아시아문화놀이 축제’로 정했다. 다행히 행사는 학부모의 입소문을 타고 반송동과 인근 지역 아이들 200여 명이 찾아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평소 센터를 방문하는 아동의 배가량 되는 인원이다.
그러나 축제가 끝난 뒤 센터는 곤욕을 치렀다. 성황리에 끝난 축제와 부산사랑의 역할을 알리는 사진과 글을 센터의 페이스북에 올리자 악플 세례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센터는 해당 게시물을 잠시 내렸다 다시 올리기까지 했다.
센터는 앞으로 2, 3달에 한 번씩 같은 축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내년 1월 열 제2회 축제는 연극 체험이 가미된 한·중·일 놀이 교류로 국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민 센터장은 “순수한 한일 민간 교류마저 비난하는 세태가 안타깝다”며 “어른들의 편견과 혐오 조장에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콘 마사유키(57) 부산사랑 대표는 “올해 축제에 일본에서 과자를 보내주고, 당일 도와주려고 온 이들도 있었다”며 “아이들이 한일 간 부정적인 역사를 배우기 전에 편견 없이 각국의 문화를 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