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 실습·노선 숙지 등 교육기간
- 월 평균 250만 원 임금 체불 주장
- 확인된 15명 외 피해자 더 많을 듯
- 노조, 노동청에 33개 업체 조사 요청
부산지역 시내버스 기사들이 버스 회사에 견습 기간 체불한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시내버스 회사는 준공영제를 통해 막대한 지원금을 받는 만큼 기사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부산경남지역 버스지부는 31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버스 회사는 견습 기사에게 체불 임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버스 회사가 관례를 들어 견습 기사의 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며 부산지역 33개 버스 회사에 대해 전수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노동청에 요청했다.
노조에 따르면 체납 임금을 받으려고 노동청에 진정을 넣은 기사는 5개 업체, 15명이다. 이들은 평균 250만 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아직 진정을 넣지 않은 기사와 비조합원까지 합치면 체불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버스 기사의 견습 기간은 업체마다 다르고, 기사 개인의 숙련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짧게는 3주, 길게는 2개월까지 견습 기간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견습 기간 기사들은 운전 실습, 노선 숙지 등의 교육을 받는다. 노조 차원에서 5일간 진행하는 ‘에코 드라이브’ 교육도 이수한다. A 사 소속 기사 김모(52) 씨는 “2017년 8월 30일부터 한 달 동안 견습 과정을 거쳤다. 교육과 운전 등 하루 8~9시간을 일하고, 새벽 4시에 출근하거나 밤 12시까지 근무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회사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금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 전광재 사무국장은 “지난해 서울노동청은 견습 기사에게도 관련 수당을 주라는 판정을 내렸다”며 “견습 기사의 임금을 체불하는 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문제를 지적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논란의 여지도 없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임금을 주지 않는 건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런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긴 것 또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내버스 회사들은 이미 충분한 비용을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회사가 견습 기사에게 무상으로 운전 실습 등 테스트 기회를 주고 있다”며 “견습 기사가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오르는 등 회사도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 이를 감수하고 견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명했다.
신심범 기자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