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난에 경륜 경기 수 줄이고
- 선수들에 지급 상금도 동결
- 선수협 “도덕적 해이 도넘었다”
- 부산시에 사무·회계 감사 청구
누적되는 재정난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예정된 경륜 경주를 전면 취소하는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간 부산지방공단 스포원(국제신문 지난 8일 자 1면 등 보도)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금을 자진 삭감하겠다며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나선 경륜 선수들은 스포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경륜선수협회는 부산시에 ‘스포원 공동 경영진단 및 행정사무·회계 감사’를 청구했다고 28일 밝혔다. 선수협은 “스포원이 2003~2019년 매출 하락이 계속된다며 선수들에게 상금 동결을 요구해 그에 따라줬지만, (성과급 규모 등을 볼 때) 이제는 신뢰가 무너졌다”고 감사 요청 사유를 설명했다. 선수협은 스포원의 경영에 ‘도덕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운영비가 모자라 경기 수를 줄이면서도 뒤로는 직원의 성과급을 챙겨주기 바빴다”는 것이다. 스포원은 2016년 9억8000만 원 적자, 2017년 2억2000만 원 흑자, 2018년 11억4000만 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80억 원가량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스포원은 2014년 3억5100만 원이었던 성과급을 2016년 8억8300만 원, 2017년 7억4700만 원으로 오히려 배 넘게 늘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9억2300만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선수협은 “성과급만 조정했어도 적자 폭은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선수들은 10여 년간 다른 곳보다 적은 상금을 받았다. 선수협에 따르면 스포원은 2003년 출범 이후 2014년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가 직영하는 경기 광명시 스피돔 시합에서 받는 상금의 80%만 지급했다. 스피돔과 상금 규모를 맞춘 건 2016년부터다. 스포원은 해마다 평균 80억 원을 선수 상금으로 배정한다. 선수협은 이를 근거로 스포원으로부터 매년 10억~20억 원을 덜 받은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스포원 관계자는 “모든 지방공기업은 행정안전부의 경영평가 등급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다. 선수협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직원들도 임금이 200만~400만 원 삭감됐다. 퇴직금도 적립하지 못할 만큼 상황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일자리를 잃을 처지가 된 경륜 선수들은 “상금의 20~30%를 자진 삭감하겠다”며 최근 시와 스포원 측에 ‘상생’을 제안했다. 그러나 스포원은 이에 대해 아직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이경태 선수협회장은 “(스포원이 비상 경영 자구책으로 인터넷 베팅 재개와 시세 감면 등을 추진하는 것을 볼 때) 선수들과의 상생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스포원을 거대한 도박장으로 전락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데만 신경을 쓴다”며 “오랜 기간 희생을 감내해온 선수들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