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부마민주항쟁 때 파출소에 불을 지른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숨진 후에야 억울함을 풀었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소요·공용건조물방화 혐의로 징역 3년이 선고된 고(故) 황모(1996년 사망)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황 씨는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파출소를 부수고 불을 지르는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으나 당시 수사기관의 고문이나 가혹행위를 못 이겨 거짓으로 자백했다고 법정에서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심 재판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자료 등에 근거해 당시 경찰 등이 황 씨의 자백을 받으려고 고문과 가혹행위를 했다고 볼 만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자백 외 나머지 증거는 황 씨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뒷받침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히 부마항쟁 때 ‘유신 철폐’ ‘민주 회복’ 등에 시민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황 씨를 비롯한 시위대의 행위를 소요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 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