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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특수학교 학부모 “시·환경단체 너무 야박”

짓기도, 옮기기도 어려운 두 장애인 학교 … 우리시대 안타까운 자화상

  • 국제신문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9-10-22 20:20:3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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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산 자락 부지 노송 훼손 탓
- 환경단체 “설립 안 된다”만 반복
- 장애인 학부모와의 만남도 피해
- 시, 대안 없이 중재 역할 소극적
- 예산 324억 올해 지나면 반납

부산대학교가 금정구 장전동 캠퍼스 인근 금정산 자락에 건립하려는 전국 첫 장애 학생 예술교육 특수학교를 두고 환경단체와 장애인·학부모단체 간 갈등이 악화 일로를 걷는다. ‘장애인 학습권 보장’과 ‘환경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가 충돌한 가운데 부산시가 제대로 중재하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2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부산장애인부모회 회원들이 부산대 부설 문화예술 특성화 국립 특수학교 설립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장애인부모회는 22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대 특수학교 설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부모회는 기자회견에서 시가 하루빨리 행정 절차를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부산대가 시에 신청한 ‘특수학교 예정 부지의 공원 용도 해제 요청’을 시가 지난달 24일 반려한 탓이다. 교육부와 부산대는 장애 학생 138명(21학급)에게 문화·예술·체육 분야를 가르치기 위해 국립 특수학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부모회는 시와 환경단체를 비판했다. 도우경 회장은 “시가 전담 부서도 없이 관련 부서끼리 ‘폭탄 돌리기’를 하는 통에 국비 예산을 반납하게 생겼다”며 “환경단체는 ‘대안 부지를 찾으라’며 반대한다. 공중에 가상 공간이라도 만들란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이날 장애인부모회는 시 이훈전 시민사회비서관에 성명서를 건네 오거돈 시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비서관은 “오늘(22일) 시설계획과를 전담 부서로 지정했다. 성명서는 시설계획과로 보냈다”고 전했다.

시는 두 공익적 가치가 충돌하는 사태를 방관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장애인부모회는 지난 4일 오 시장에게 특수학교 건립 문제를 놓고 대화하자며 면담을 신청했다. 시가 이를 거절하자 장애인부모회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러자 시는 긴급히 “솔로몬의 지혜를 찾겠다”며 보도자료를 냈다. 한 학부모는 “대화하자는 간절한 바람은 냉정하게 외면하고서 대신 그럴듯한 모양새를 만들어 외부에 홍보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는 “관련 부서에 요청 사안을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장애인단체와 환경단체의 만남도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 6월 공청회를 연 부산대는 양측을 모두 초청했다. 당일 발제 순서까지 약속됐지만 환경단체는 불참을 통보했다. 금정산 일원이 예정 부지로 고수돼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대화할 의사는 있다. 그러나 기존 부지가 (특수학교 예정지로) 전제된다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예정 부지 인근인 금정산 산성로 고별대~부산대 제2 사범관에서 노거수 46그루가 발견됐다며 특수학교 건립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시는 최근 교내 문창대 부지를 활용하라고 부산대에 제안했지만, 학교 측은 “문창대는 부산대의 정신과도 같은 곳”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부산대는 장전동 캠퍼스 안팎의 교육부 소유 땅에서 새로운 예정지를 찾고 있다. 교내 대운동장과 맞닿은 생태자연 2, 3등급지를 새 부지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곳 역시 어차피 금정산 자락이어서 환경단체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올해가 지나면 국비 예산 32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특수학교를 지을 수 없게 된다”며 “대체 부지 마련을 비롯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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