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軍 쏟아부은 석탄재에 오솔길 사라질 정도” 증언 잇따라

부산 구평동 붕괴사고 파장

1970~80년대 당시 주민·복무자 “철강 찌꺼기 등이 골짜기 메워”…과거 동네에서도 소문 나돌아

사단장·소장 승진 연관 추측도…군 “확인 어렵다” 입장 되풀이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19-10-08 19:49:16
  •  |   본지 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사하구 구평동 야산이 무너져내려 주민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석탄재(국제신문 지난 4일 자 1·3면 등 보도)를 1980년대 전후 군이 매립했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그러나 군은 “당시 자료를 찾지 못했다”며 여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당시 야산 인근에 거주하며 감천화력발전소에서 일한 김모(65) 씨는 8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78년 즈음 몇 달간 군부대로 큰 트럭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여 큰 공사를 하는 줄 알았다. 그때 주민 사이에 ‘석탄재와 철강 찌꺼기를 가져다 붓는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40여 년이 지나 이번 사고로 실체가 확인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석탄재가 쏟아진 야산 정상 예비군 훈련장에는 당시 군 관련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김 씨는 “군부대가 있기 이전에는 뽕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곳”이라고 덧붙였다.

1982~1985년 야산 정상 군부대에서 복무한 윤모(68) 씨는 상황을 더 생생하게 기억한다. 행정병이었던 그는 군부대 내부 위치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윤 씨는 “위병소를 거쳐 군부대로 들어온 트럭들이 연병장 끝자락의 식당 건물 뒤편 골짜기로 석탄재와 철강 찌꺼기를 부었다”며 “원래 외출·외박을 나가면 비탈을 따라 산에서 내려갔는데 매립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오솔길이 사라져 그쪽으로 내려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1980년 현재의 예비군 훈련장을 짓기 전에도 석탄재 매립이 이뤄졌고, 이후 연병장을 비롯해 군부대 부지를 넓히는 과정에서 추가 매립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종 목사를 일했던 부산소망교회 원승재 목사는 당시 석탄재 매립에 반대하기도 했다. 원 목사는 “당시 사단장과 지금의 구청장 격인 사하출장소장이 모두 나중에 승진을 거듭한 것도 (석탄재 매립 사업과) 연관된 것으로 추측한다”며 “당시 군에 복무하던 장교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사업 공증을 받기도 했다. 분명히 기록이 남아 있을 텐데, 조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산 붕괴 사고를 계기로 석탄재 매립 과정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윤 씨는 “군부대 근처로 민간인이 접근하기 어려워 몰래 작업하기 쉬운 환경이었을 거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은 석탄재 매립이 이뤄진 경위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육군 53사단 관계자는 “당시 근무했던 사람이 지금 남아 있지 않아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상급 부대를 통해 석탄재 매립 등에 관한 자료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7. 7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8. 8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1. 1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2. 2‘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3. 3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4. 4'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5. 5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6. 6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7. 7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8. 8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9. 9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10. 10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세무조사 때 금품·향응 수수"…국세청 직원 5년간 31명 징계
  7. 7올해 부산 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다'…1년새 2만5000명↑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10. 10“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3. 3‘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8. 8[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9. 9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10. 10피습 자작극 정이한, 모친 증인 신청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