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서에 명시된 활동내용
- 정보 수집·시위대 이간질 역할
- 5공수특전여단 마산으로 이동
- 6명 1개조 편성돼 군중 속 침투
- 최근 홍성택 씨 증언과 일치
# 박정희 전 대통령 하사금까지
- 계엄군 사기 북돋우려는 의도
- 당시 거금 1억5000만 원 전달
- 법원·검찰에도 지급…포섭 의도
부마민주항쟁 때 비밀리에 활동한 ‘편의대(사복 공작조)’의 실체가 사상 처음 기록으로 확인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계엄군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1억5000만 원을 하사금으로 내려보낸 사실도 최초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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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 당시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상황 보고’ 문서. 왼쪽부터 사복을 입은 ‘편의대’가 군중 속에 침투해 주모자를 색출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계엄군에 거액의 하사금을 내려보내고, 이 하사금이 부산지법과 부산지검 등에 전달된 기록이 나온다. |
2일 국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부마항쟁 당시 보안사령부의 ‘상황 보고(10.21)’ 문서를 보면 5공수특전여단(5공수)은 1979년 10월 20일 오전 11시 부산에서 마산으로 이동한다. 장교 245명, 사병 1213명 규모의 5공수는 마산에서 39사단에 배속된 뒤 ‘소요 진압 작전’을 개시한다. 이 문서에는 ‘6명 1개조(10개조)로 편성’ ‘사복 착용 (공작조가) 군중 속에 침투 주동자 색출’ 등 5공수의 활동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혔다. 같은 날 오전 11시25분 부산에서 ‘계엄사에 헬기(UH-1H) 1기를 지원’했다는 문구도 나온다. 이 같은 기록은 최근 편의대의 존재를 증언한 홍성택 씨의 설명과 일치한다. 편의대란 군복 대신 사복을 입고 군중 속으로 들어가 시위 동향 등 정보를 수집하거나 시위대를 이간질하는 공작조를 뜻한다.
지난 5월 자신이 부마항쟁 당시 마산에서 편의대로 활동했다고 고백한 홍 씨는 “공수여단 소속이었다. 계엄령 포고 때 부산에 머물다가 마산으로 이동했다. 경남대에서 한 달여 머무르며 학생에게 접근해 11월 3일(학생의날) 데모 이야기가 나오면 형사에게 말해 체포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부산에서는 501보안부대 군무원 등이 투입돼 대학생의 움직임과 여론을 파악했다는 권정달 당시 보안부대장의 회고가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증언이나 기록은 지금까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이 계엄군에게 하사금을 전달했다는 기록도 있다. 같은 문서의 ‘육본 조치 사항’ 부분을 보면 ‘각하 하사금 수령’이란 제목 아래 ‘금액 1억5000만 원’ ‘계엄업무 수행 장병 증식(增食)비 지급(1인 1일 200원)’이라고 쓰였다. 또 다른 장에서는 ‘1979년 10월 21일 오후 6시 39사단이 각하 하사금 600만 원을 수령했으며, 마산시청에서 5공수여단에 잠바 등 피복 64벌을 전달(220여만 원 상당)’했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무력으로 학생과 시민을 진압한 계엄군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이 뒤따랐던 셈이다. 하사금 1억5000만 원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정상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법원과 검찰을 길들이려 한 정황도 포착된다. 보안사령부의 10월 25일 ‘상황 보고’에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계엄사령관 각하 하사금 전달’이라는 대목이 있다. 하사금을 받은 기관은 부산지법과 부산지검이었다. 문서에는 ‘부산지법 : 100만 원’ ‘부산지검 : 100만 원’으로 기록됐다. 당시 계엄령으로 법원·검찰의 기능이 군으로 일부 이관됐지만, 헌법상 특별조치였던 ‘긴급조치 9호’는 여전히 법원·검찰이 처리했다. 계엄령은 1979년 10월 18일 선포됐으나 부산지역 시위는 이보다 앞선 16일과 17일에 집중돼, 부마항쟁을 주동한 인사 중 일부는 계엄령이 아닌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이었다.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 차성환 상임위원은 “넓은 차원의 포섭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마항쟁 당시 군인의 증언과 군의 기록은 진상을 규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당시 군인들도 증언을 꺼려 자료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다. 차 위원은 “이제라도 부마항쟁의 진상을 규명하려면 군과 국방 관련 기관들이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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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범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