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폐수와 생활 하수가 유입돼 한 때 ‘죽은 하천’으로 불렸던 울산 남구 여천천에 외래 열대관상어종인 ‘구피’가 집단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는 하천 자연 생태계가 회복될 조짐이라며 반기고 있다.

1일 울산강살리기네트워크와 울산생태하천거버넌스, 에코맘! 해피맘! 등 환경단체는 합동으로 여천천 수질과 어류에 대한 조사한 결과 중·상류에서 외래 열대관상어종인 구피가 대량으로 서식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 30일 약 30분 동안 100여 마리의 물고기를 채집했는데 이 중 95%가 구피 종이었다. 문호성 울산강살리기네트워크 대표는 “구피는 열대어종인데다 자연 생존성이 약한 관상용이기 때문에 겨울을 나야 하는 우리나라 일반 하천에서 서식하는 것은 매우 이래적”이라며 “이전 겨울철에도 구피를 목격했다는 주민도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누군가 버린 구피가 잘 얼지 않는 여천천 환경에 스스로 적응해 강한 번식력으로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 토종 민물고기로 1급수에서 주로 서식하는 버들치, 송사리 등도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는 여천천이 오염 전과 같은 수질을 되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천천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죽은 강’으로 불렸다. 이에 환경부와 국토부, 남구 등은 여천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꾸려고 막대한 예산을 들였다. 그 결과 지금은 도심 속 친수공간으로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