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사에 직접 편지, 억울함 호소
“사범님을 감옥에 넣어주세요. 또 저를 믿지 않고 오로지 ‘나쁜 애’라고 욕한 사람을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주세요.”
3년 전 태권도 사범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A(10) 양이 판사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A 양의 부모는 수사와 재판이 길어지는 동안 잘못된 소문과 가해자 측 변론으로 2차 피해에 시달려야 했다고 주장(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13면 보도)하고 있다.
15일 ㈔부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A 양은 부산의 한 태권도 도장 사범 B 씨로부터 2016년 4~11월 성적 행위를 강요당했다. B 씨는 도장 화장실이나 차량에서 자신의 신체 부위를 드러내고 유사 성행위를 시키기도 했다. A 양의 부모가 B 씨를 경찰에 고발한 건 2017년 1월이다. A 양의 진술이 일관된 점, B 씨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가 ‘거짓’으로 나온 점, A 양이 B 씨의 주요 부위 특징을 그림으로 그린 점 등을 근거로 경찰은 B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2번이나 이를 기각했다. 2017년 4월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같은 해 7월 대검찰청 아동 전문 심리위원은 A 양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고, 검찰은 지난해 4월 B 씨를 기소했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11번의 공판이 열렸지만, 아직 판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에서 B 씨는 “A 양이 원룸에 살아 부부관계를 목격한 것을 아이 자신이 성폭력 피해를 본 것처럼 거짓말한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건 처리 기한을 정하는 등 지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심범 기자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