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감만부두 항운노조원을 관리하면서 허위 거래 자료를 만든 뒤 돈을 다시 돌려받는 등 회삿돈 8억여 원을 빼돌린 관리소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최진곤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A(58) 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감만부두공용관리 소장이었던 A 씨는 거래업체와 짜고 허위 또는 과다 산정된 용역대금을 지급한 뒤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리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2010년 4월 청소용역업체 대표 B 씨에게 용역대금 명목으로 270여만 원을 송금한 뒤 부가세 10%를 공제한 250여만 원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등 4년간 여러 거래처를 대상으로 122차례에 걸쳐 6억7000여만 원을 현금 또는 계좌로 받아 챙겼다.
A 씨는 아예 회삿돈을 자신의 계좌에 바로 옮기는 대범함도 보였다. 그는 2010년 6월 회사 명의 계좌에서 자신의 개인 계좌로 3200여만 원을 송금하는 등 26차례에 걸쳐 1억7200여만 원을 빼돌렸다.
A 씨는 B 씨 등과 실제로 거래했으며, 자신의 계좌로 옮긴 돈은 직원 복리후생비나 휴양소 경비, 선물 구입비 등으로 사용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 돈의 상당 금액이 다른 항만 관계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4년에 걸쳐 8억4000여만 원을 횡령해 죄가 무겁고,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며 “상당 금액이 A 씨 이전 소장에게 전달돼 실질적으로 챙긴 돈은 횡령액보다 적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