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호 시급한 구역부터 매입 검토
- 보상 절차 지연에 지주 반발 우려
경남 김해시가 생태계의 보고인 화포천 습지보호구역을 생태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국가예산이 2년 연속으로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돼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는 화포천 습지 보호구역 내 사유지를 매입하려고 환경부에 토지 보상비 100억 원을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의 단계에서 삭감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30억 원만 반영됐다고 8일 밝혔다.
시는 화포천 주변을 생태관광지로 조성하는 첫 단계로 습지 내 사유지 1.924㎢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습지 내 훼손된 구역이나 생태계 보전이 필요한 곳을 매입해 보호하겠다는 생각이다. 전체 매입비용은 224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번에 확보한 30억 원은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올해 확보한 예산도 10억 원으로 4.4%에 그친다.
2년 연달아 기대에 못 미치는 예산이 배정돼 토지 매입, 보상 절차 지연이 불가피해지면서 지주 180여 명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지주들은 2017년 정부가 화포천 습지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할 때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는다며 크게 반발했다.
현재까지 시에 토지 매도 의사를 밝힌 지주들이 소유한 토지의 면적은 0.491㎢다. 시는 이달 말부터 토지 매입을 시작할 예정인데, 올해 집행할 수 있는 10억 원으로는 이 면적을 모두 매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시는 현재 훼손 정도와 앞으로 훼손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호가 시급한 구역부터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후순위로 밀린 지주의 불만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가 추진 중인 화포천 생태관광지 조성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시는 화포천에 생태 교육 시설, 어린이 생태체험 공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유지 매입 예산이 계속 이렇게 적게 책정되면 토지 매입에만 10년이 걸릴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에서는 국내 최대 하천형 습지인 화포천 습지를 살리려면 도와 지역 국회의원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사유지 매입 예산을 한 번에 확보하면 좋겠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 지금은 이번에 국회에서 예산이 추가로 삭감되지 않도록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지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년에는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