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검찰이 이미 상당수 물증을 확보한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검찰이 정 교수를 기소한 건 사문서위조 혐의 공소시효(7년) 만료를 1시간10분 앞둔 지난 6일 밤 10시50분이다. 당시 국회에서는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었다.

검찰이 장관 후보자의 가족을 기소한 것이 이례적일뿐더러, 소환 조사도 없이 전격 실행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검찰의 이런 행보가 조 후보자 사퇴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때문에 기소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이 일단 정 교수의 기소를 단행한 만큼 앞으로 수사의 초점도 ‘입시 부정’ 의혹 규명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위조됐다면 이를 딸 조 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할 때 사용한 혐의(사문서위조 행사), 부산대 입시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집행 방해)도 적용할 수 있다.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하고, 입시에 이용하려 한 증거인 ‘스모킹건’을 검찰이 발견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런 맥락에서 검찰이 지난 3일 확보한 정 교수의 컴퓨터가 주목받는다. 컴퓨터 안에서 파일 등 상장 위조 관련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표창장 위조’ 혐의 등과 관련한 증거물이 자꾸 외부로 유출되는 것에 관해서는 검찰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검찰이 표창장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논란을 키운다. 조 후보자의 딸이 받은 표창장 원본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데 이어 정 교수의 연구실 컴퓨터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자 검찰은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표창장 원본을 입수하지 못한 검찰은 정 교수 측에 “원본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측은 “원본을 찾을 수 없어 제출하기 어렵다”고 대응했다. 이런 와중에 청문회 당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이 공개한 ‘표창장 원본을 촬영한 파일’을 놓고 유출 경위에 관한 잡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검찰은 유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원본이 필요하다고 보고, 추가 증거물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조 후보자 측과 여권도 검찰의 수사 상황이 언론에 여러 차례 노출되는 것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사무실 압수수색 직후 ‘강대환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로 선임되는 과정에 일역(一役)을 담당했다’고 적힌 문건 내용이 보도되며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불거졌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