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대비 6t 줄었으나
- 2017년보다는 11t 늘어
- 하루 평균 수거량도 엇비슷
- 오히려 조명 밝힌 속초선 효과
부산 수영구가 해마다 여름이면 ‘초대형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민락수변공원의 환경을 개선하려고 가로등을 완전히 끄는 ‘독한 대책’까지 시행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 속에 강행한 대책(국제신문 지난 6월 28일 자 2면 보도)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확인되면서 문제에 대한 진단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영구는 올여름(지난 7~8월) 민락수변공원에서 수거된 쓰레기가 183t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9t보다 6t 줄어든 수치다. 2017년 172t보다는 11t 많았다. 하루 평균 쓰레기양은 2017년 2.7t, 2018년 3.0t, 올해 2.9t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 올해 소폭 감소한 것도 주말에 태풍이 불거나 비가 내린 날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영구는 올여름을 앞두고 매일 0시~새벽 3시 민락수변공원 내 가로등 13개를 소등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소등 전 방문객에게 귀가를 독려하는 방송을 하고, 안내 전단도 나눠줬다. 쓰레기통도 공원 내 계단마다 놓는 등 30개를 늘렸다. 공원 인근 무신고 음식점 7곳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도 민락수변공원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지난달 민락수변공원을 찾았던 박모(여·27) 씨는 “가로등이 꺼지면 광안대교 조명 덕에 오히려 운치가 있다고 느끼는지 늦게까지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며 “술 취한 사람 상당수가 쓰레기를 그냥 두고 갔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처음 야간 개장한 강원 속초해수욕장은 LED 조명을 밝히면서 쓰레기양이 대폭 줄어 대조를 보인다. 속초시는 지난달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대형 LED 조명탑 2개를 해변에 설치했다. 탑에 달린 조명은 각각 13개로, 0시까지 해수욕장을 비췄다. 이후 새벽 4시까지는 각각 5개 조명이 해수욕장을 밝혔다.
그 결과 지난해보다 방문객이 늘었지만, 쓰레기양은 확 줄었다. 속초해수욕장 방문객은 지난해 197만7000명에서 올해 253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쓰레기양은 지난해 155t(일평균 3.4t)에서 올해 97t(〃 2.1t)으로 급감했다. 부산대 주성준 심리학과 교수는 “불이 환하게 켜지면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나기에 비도덕적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어두워지면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기에 주변 눈치를 안 보고 비도덕적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영구는 민락수변공원 방문객이 지난해(12만4400명)보다 올해 3만600명가량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쓰레기양은 줄었다는 견해를 보였다. 수영구 관계자는 “올해 시행한 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해 내년에는 더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