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지자체 예산 투입 부담
- 사업주 동의없으면 설치도 못해
기준치 이상의 악취를 배출한 사업장을 일선 지자체가 즉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인다. 정부 지원이 없는 데다 법안의 강제성도 떨어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기장군은 내년부터 악취 배출 사업장에 원격제어 시료 자동 채취 장치(이하 자동포집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지난 6월 악취방지법이 개정되면서 악취 배출 사업장에 사업자가 동의할 경우 자동포집기를 설치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자동포집기는 악취 관련 민원이 발생하는 즉시 원격 신호를 보내 악취를 포집하는 장치다. 시료 분석 결과 기준치 이상의 악취 유발 물질이 검출되면 지자체는 사업자에게 시설개선 명령 처분을 내리고 2년 이내에 연속해서 2차례 기준을 초과하면 조업 정지 명령도 내릴 수 있다. 공무원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악취가 사라져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기장군은 지역 내 금속가공 업체 12곳 등 관리 대상 악취 배출시설 35곳에 자동포집기를 설치할 계획으로 구입비 7500여만 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행정처분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장에 자동포집기를 설치하는 걸 허락할 사업주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환경부는 사업자의 동의가 없어도 사업장 부지 경계선 근처의 사유지나 공유지에 토지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 설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사업장의 굴뚝 등 악취 배출구에 직접 포집기 설치를 추진하기 때문에 사업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설치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다.
비용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경계지에 설치하는 자동포집기는 풍향과 풍속까지 감지하는 것으로, 대부분 지자체가 도입을 추진하는 굴뚝용 장비보다 훨씬 비싸다. 부산 A구 관계자는 “환경부가 관련 예산은 한 푼도 주지 않으면서 탁상행정만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이번 법 개정은 단속이나 처벌보다는 사업주가 경계심을 갖게하는 계도의 목적이 더 크다”며 “2021년께 예산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