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에 마련된 이용마 기자의 영정, 연합뉴스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꿈같습니다.”

‘공영방송 수호’에 앞장섰던 이용마 기자가 2017년 12월 8일 전한 복직 소감이다.

21일 MBC는 “이용마 기자가 금일 오전 6시 44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직기간 중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치료를 받아 온 이용마 기자는 금일 오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50세로 영면했다”고 덧붙였다.

이용마 기자는 1996년 MBC에 입사했다. 입사 후 그는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가족묘지 고발 기사’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과정 밀착취재’ 등 다수의 특종을 기록한 바 있다. 그가 갖고 있던 매섭고 정의로운 시선이 특종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용마 기자는 2011년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을 지냈으며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 2012년 3월 5일 부당 해고됐다. MBC 노조는 이에 반발해 회사를 상대로 해직자 6명의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후 2017년 12월 취임한 최승호 사장은 MBC 노조와 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고 이 기자는 부당 해고 5년 9개월만에 MBC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2017년 12월 8일 복직했으나 해직 중 발견한 복막암으로 인해 4일 뒤인 12월 11일 마지막 출근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복직날 이 기자는 “2012년 3월에 해고되던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했다고 생각해서입니다”라며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꿈같습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그런 꿈. 다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서게 된 건 작년 엄동설한 무릅쓰고 나와준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 그게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여기서 있을 수 있을까요”라며 “언론이 비판과 감시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끊임없이 대변해야 합니다”라며 현시대의 언론인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용마 기자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MBC는 사우장을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인은 23일이고,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한편 2017년 발간된 그의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 기자는 해당 저서에서 20년간 기자 활동을 하며 겪은 직접 경험담을 풀어낸다.

홍수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