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시행사까지 선정했지만
- 작년 불발… 지난달에야 알게돼
- 잔뜩 기대했던 주민들 허탈감
- 시 “주민대표에 수차 설명했다”

정부와 부산시가 추진한 미니복합타운 사업이 불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이 허탈해하고 있다. 사업이 좌초되면서 지역 부동산 경기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시가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비난이 목소리가 높다.

20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주민단체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기룡 미니복합타운 사업이 무산된 사실이 지난달 지역에 알려졌다. 미니복합타운 사업은 산업단지 인근에 임대주택 등 주거지와 도서관 영화관 같은 문화시설, 유치원 등 복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2012년 2월 경기 포천시와 충남 예산군을 시범 사업지로 선정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기장군 기룡마을을 포함한 10개 지역을 사업지로 추가했다.

이에 부산시는 기룡리 산 30 일대 33만 ㎡ 부지에 2020년까지 미니복합타운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총사업비는 토지 보상금과 공사비 등을 합쳐 1246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시는 부산도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공영 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공사와 LH 측이 사업성이 떨어진다면 난색을 표해 민간 개발로 수정됐다. 이후 건설 경기가 악화돼 사업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다가 2016년 시행자가 선정됐다. 계획대로라면 기룡 미니복합타운은 지난해 착공에 들어가야 했지만 오랫동안 관련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이에 지역 주민들이 지난달 시에 사업 진행 사항에 대해 문의하자 “사업이 무산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대기오염 등을 이유로 산단 주변의 정주 여건이 좋지 않아 주거시설을 건립하는 게 부적정하다는 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사업 진행 상황을 제때 알리지 않은 데다 부실하게 대응한 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들은 “맹지가 개발돼 혜택이 생길 거라는 기대가 컸는데, 사업이 무산되면서 주변 부동산 시세만 더 떨어졌다”면서 “가뜩이나 거래가 없는 지역 부동산 시장이 미니복합타운 사업 불발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이 취소된 이후 주민 대표에게 여러 차례 설명했다.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는 건 주민의 주장일 뿐”이라며 “환경청에도 여러 차례 소명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지원이 부족해 사업의 추진력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체 12개 사업지 중 개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데는 4곳에 불과하다. 기장군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은 자금 조달 문제나 사업성 저하 등을 이유로 사업이 취소되거나 중단됐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