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가 전·현직 교수와의 미지급 임금·퇴직금 소송(국제신문 지난달 17일 자 8면 보도)에 이어 노동조합 집행부 징계 등으로 교직원과의 ‘대립각’을 세운다.

동아대학교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24일 퇴임 및 재직 교수 96명이 추가로 학교를 상대로 임금 미지급 소송을 접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6월 24일 38명의 전·현직 교수가 1차로 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총 134명이 소송에 동참했다. 현직 교수는 87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2차 소송은 아직 정식 소송 절차를 밟지 못한 상태다. 동아대 교수협의회 하동호 회장은 “미지급된 임금을 산정해 소송 내용에 포함하려면 학교의 지급 명세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받지 못했다. 주변에서 소송을 취하하라는 회유 목소리도 커져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아대 관계자는 “학교 소송을 담당하는 법무법인에 소장이 접수된 건 1차 소송분이다. 요청한 자료의 경우 관련 부서에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측은 최근 노조 집행부 징계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동아해 6월항쟁도 빛봄 행사 등에 참여해 근무지 이탈에 해당하는 복무 위반을 했다는 내용이다. 9명의 노조 집행부 중 6명에게 총장 명의의 경고장이 통보됐고, 3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는 중이다. 학교 측은 노조가 학교를 상대로 ▷고충처리위원회 미설치 ▷시간외 수당 임금체불 등으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징계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대 노조 박넝쿨 지부장은 “학교 관계자가 ‘학교를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하고 교수들의 임금 소송도 포기하면 징계문제도 원만하게 풀릴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부당한 처사는 중단하고 합의가 되면 취하하겠지만 징계 건과 연결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동아대 송강직 법무감사실장은 “소송과 징계는 별개로 처리해야 한다. 말이 오가는 과정에서 타협하기 위해 나온 내용일 수는 있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