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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75> 경남 함양군 ‘최치원산책로’

국내 最古 인공숲 상림… 폭염 식히는 초록터널서 맨발산책 망중한

  • 국제신문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19-08-11 18:51:23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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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원이 조성한 12㏊ 상림 숲
- 100~500년 된 낙엽관목 많아
- 사계절 신록·단풍으로 아름다워
- 숲내 1㎞ 모래흙길 맨발걷기 명소

- 상림 인근 함양예술회관서 출발
- 필봉산 도는 원점회귀 5.6㎞
- 산책로 곳곳 詩 부착된 벤치도

- 세종의 왕자인 한남군 묘역
- ‘열하일기’에 소개된 물레방아
- 역사인물공원·사운정·연밭도

경남 함양군 최치원산책로는 천연기념물 제154호 함양 상림과 인근 필봉산(309m)을 잇는 역사 문화생태 탐방로다. 고운 최치원 함양(당시 지명은 천령) 태수로 있을 때 조성했다. 함양이 품은 역사 문화 자원을 볼 수 있는 이 길은 탐방객을 천년의 세월을 넘어 숲과 사색의 길로 초대한다. 이 길을 걷고 나면 함양의 역사와 상림이 조성된 경위 등을 대강이나마 이해할 수 있고 동방 18현 중의 한 사람인 최치원의 삶을 되새겨볼 수 있다. 최치원산책로는 상림 인근인 함양예술회관을 출발, 인근 필봉산을 돌아 상림으로 원점회귀하는 5.6㎞ 구간이다.
   
경남 함양군 상림 숲 내 최치원 산책길을 맨발로 걸으며 어린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이 길은 모래로 조성돼 맨발걷기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함양군 제공
■무더위에도 시원함 선사

최치원산책로의 시작점인 함양예술회관은 음악회, 연극 뮤지컬, 미술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을 심어주고 군민에게는 아름다운 문화의 향기 선사한다. 좌측의 상림 숲은 12㏊의 면적에 100~500년 된 낙엽관목 40여 종을 포함, 총 110여 종의 다양한 나무가 이룬 숲이다. 상림 숲 탐방은 볼거리가 많은 만큼 마지막 여정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이정표를 따라 필봉산 자락으로 들어서면 대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하늘로 치솟은 대나무 사이로 걷다 보면 짙고 푸른 초록에 눈이 시원해진다. 탐방객을 감싸는 공기도 한여름 더위를 잊게할 만큼 맑고 청량하다.

출발지에서 760m 가량 가면 필봉산 정상과 상림, 대병저수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세종의 왕자인 한남군의 묘가 있는 구간까지는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며 참나무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상쾌한 공기가 코를 상큼하게 자극한다. 기분마저 한결 가벼워지는 듯하다. 한남군은 세종의 후궁 혜빈 양씨의 소생으로 문종의 이복동생이고, 단종의 삼촌이다. 세종의 둘째 아들인 수양이 단종을 폐위하고 왕위를 찬탈하자, 단종 복위를 꾀하다 함양 휴천면 새우섬으로 유배돼 4년 만에 생을 마쳤다. 그 뒤 버려져 있던 시신을 수습해서 이곳에 매장했다고 한다.

■시와 함께 하는 산책로

   
한남군의 묘 인근 200m 구간은 주민이 농사용으로 사용하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숲이 없어 이 길을 걸으면 금세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래도 이 짧은 구간만 지나면 이어지는 산불초소까지 1470m는 소나무 사이 흙길이고 시와 함께 하는 산책로다.

산책로 곳곳에 벤치와 함께 시를 부착해 놓고 있어 사색에 잠기게 한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천명의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등의 시가 눈길을 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능선에 오르니 좌측에 함양읍 시가지와 상림 숲이 한눈에 들어오고 지리산 천왕봉도 보인다. 이곳에서 상림 숲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잠시 도로로 내려와 걸은 뒤 상림 숲 최상단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초가집과 물레방아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높이 2.4m, 폭 1m인 물레방아는 국내산 소나무 육송과 낙엽송 재질로 만들어 견고함과 예술미를 더했다. 특히 못을 사용하지 않고 이음새를 잇는 전통기법인 주먹장 맞춤 방식을 이용한 점이 특징이다. 안의 현감을 지낸 연암 박지원 선생이 ‘열하일기’를 통해 처음 국내에 소개하면서 알려진 물레방아는 함양의 또 다른 상징이다. 군은 매년 8월 지역문화 행사를 열어 연암 박지원 선생의 실학사상을 기리고 있다.

■맨발 걷기 삼매경에 빠지다

   
상림 숲에 있는 초가집 앞에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다. 함양군 제공
상림 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인공 숲 답게 나무가 우거져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아무리 봐도 자연적인 공간에 산책로를 만든 듯한 공원인데, 왜 인공을 강조 했을까 의아하다. 상림은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사계절의 모든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천년 고목들 사이의 산책길이 1km 이상 이어지고 모래흙이 깔려 있어 최근 맨발 걷기의 명소로 각광받으며 군민은 물론 관광객이 맨발 걷기 삼매경에 빠지고 있다.

조금 걸어가면 함양의 여려 역사적인 인물들을 한데 모은 함양역사 인물공원이 나온다. 이곳에는 최치원 김종직 정여창 등 11인의 역사 인물들이 흉상으로 설치돼 산책하며 한명씩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림 숲 주변에 조성된 연밭.
탐방객을 위한 급수대도 있다. 상림 숲속을 가로지르는 냇가 바로 옆 정자가 탐방객들에게 쉬어가라고 손짓한다. 사운정(思雲亭)이다. ‘천년의 숲’을 조성한 고운 최치원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광무 10년(1906)에 건립됐다.

숲 우측에 조성된 연밭은 수련과 홍련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연밭을 따라 연꽃 구경을 하다 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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