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서 부당한 처우 받아도
- 이직 제한 규정 탓 불평 못해
- 출신국가 모국어 안전교육 無
- 장비도 자비 구입… 환경 열악
건설업에 종사하는 중국인 이주 노동자 A 씨는 최근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철근 절단 작업을 하다가 쇳가루가 눈에 들어가는 바람에 실명 위기에 처했다. A 씨는 “현장에서 나 같은 외국인에게는 안전 장비와 공구를 주지 않았다. 사비로라도 사려고 했는데 공사장이 도심에서 멀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주노동자는 기능을 상실한 보호장구를 받고도 참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88만4000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은 산업현장에서 차별받으며,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받지 못해 생명의 위혐을 받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이주 노동자 산업재해자는 2013년 5586명(사망자 88명), 2014년 6044명(사망자 85명), 2015년 6499명(103명), 2016명 6728명(사망자 88명), 2017년 6392명(107명)이다.
부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지난해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상담한 현황을 보면 전체 1만2149건의 상담 중 2069건이 산재나 의료와 관련된 내용이다. 관련된 상담은 2016년 1846건, 2017년 1730건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현장에서 이주 노동자의 모국어로 안전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회사에서 안전 교육을 하지 않아 이주민 단체에서 산업과 관련한 안전 교육을 한다. 이주 노동자들은 회사에 교육을 받았다는 서명만 해주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사업주의 허가 없이는 이주 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길 수 없도록 규정한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이주 노동자를 상대로 한 차별을 부르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부당한 처우를 받아도 사업장을 옮길 수 없어 그저 참는다는 설명이다.
이주민과함께 임아영 의료팀장은 “이주 노동자는 주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사업장에서 일하는데도, 고용주가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적어도 안전과 관련한 문제는 동등한 대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