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전담 부서 없이 책임 전가
- 시 환경공단 “방법 마련 한계
- 분류처리시스템 완비 기다려야”
전국 최고의 관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여름마다 악취가 진동하면서 주민과 피서객에게 큰 불편을 준다. 하지만 해운대구는 악취 해결에 나서지는 않고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해 빈축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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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조가 발생한 해운대 춘천 하류의 모습. 박수현 선임기자 |
지난 5일 밤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일대에 심한 악취가 퍼졌다. 일부 관광객은 동백섬과 마린시티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려다가 지독한 냄새에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관광객 A(39·서울) 씨는 “야경을 보러 왔는데, 썩는 냄새가 코를 찔러서 숙소로 돌아가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운대해수욕장 끝자락의 동백섬 앞 춘천 하구에서 올라오는 악취였다. 실제 해수욕장 개장 시간대에 이 일대를 살펴보면 샤워장 5곳의 퇴수구에서 나온 오수가 우수관을 통해 춘천으로 그대로 흘러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춘천의 악취는 악명 높다. 여름이 되면 춘천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매년 접수된다. 춘천은 지방하천으로, 해운대구가 관리한다.
하지만 해운대구는 대책 마련은커녕 악취 문제를 해결할 전담 부서도 정하지 못했다. 하천·하수 관리 부서인 미래도시과는 하천 시설의 유지 관리만 할 뿐 수질 관리 업무는 환경위생과 소관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위생과는 무단 폐수 방류나 탱크로리 사고 등으로 인한 대규모 수질 오염 사태가 아니기 때문에 춘천 오염 대처는 미래도시과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로 책임을 떠밀던 구는 악취의 원인이 빗물과 섞인 오수가 하수로 처리되지 못하고 춘천 하구로 흘러 들어가면서 악취가 생겼기 때문에 부산환경공단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이에 공단은 일부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2035년 완공 예정인 부산시의 오수하수 분류 처리 시스템이 완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단기 대책으로 오수와 우수가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게 조치했지만, 비가 많이 올 때는 하천으로 넘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매년 일대 퇴적토를 제거하는 준설 공사 예산을 5억 원 이상 집행한다. 유속을 높여 하천 부패를 막기 위한 조처지만 악취는 여전하다. 결국 춘천 악취 문제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예산 낭비와 기관·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