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무거동 등 정차 요구
- 울산시는 “지역업체 피해” 반대
- 양산 주민은 환승 불편에 분통

경남 양산 웅상지역과 울산 KTX역을 연결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부산과 울산시가 신설노선의 경유지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애꿎은 시민만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30일 양산시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서형수 국회의원과 김일권 양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1월 울산시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웅상과 울산 KTX역을 연결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웅상 주민은 울산 KTX역으로 갈 때 한 차례 버스를 갈아 타야 하는데, 이 노선이 신설되면 곧장 갈 수 있어 이동시간이 30분 가량 단축된다.

이후 양산시는 부산시 울산시와 협의해 부산 정관신도시에서 웅상 4개 동을 거쳐 울산 KTX 역사로 운행하는 버스를 각 시가 2대, 총 6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 버스는 상반기 중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버스가 울산 시가지에 정차하는 문제를 놓고 부산과 울산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 아직도 운행을 시작하지 못했다. 부산시는 이 버스가 남구 무거동 울산대와 신복로터리에 정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승객이 많은 시가지를 경유해야 이 노선에서 적자 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울산시는 남구 무거동 시가지를 경유하면 울산지역 버스 업체가 승객을 빼앗겨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그 대신 울산시는 이 버스 노선이 남구 무거동을 경유하지 않고 울산 문수IC에서 고속도로를 거쳐 울산 KTX역으로 곧장 가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부산과 울산의 의견 차이 때문에 상반기 버스 운행이 무산되면서 웅상 주민은 여전히 철도를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양산시가 2010년 웅상과 KTX역사를 연결하는 버스 노선 신설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노선 신설이 수포로 돌아갈까 봐 우려하는 주민도 많다.

주민 이모(67·양산시 평산동) 씨는 “지자체가 시민 편의보다 수지 타산과 버스 업체의 이익을 우선 고려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울산 시장이 버스노선 신설에 적극적이어서 이번에는 성사되나 했는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다. 올해말까지는 의견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