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조사서 모두 정상 처리 주장
- 불법반입 땐 2차 감염사고 우려
- 부산시, 전체 병원 710곳 점검
2차 감염 등 우려가 큰 의료폐기물이 부산 강서구 생곡재활용센터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동안 생곡재활용센터와 쓰레기매립장 등지에 의료폐기물이 불법 반입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오다 이번에 실태가 확인됐다.
시는 병원에서 사용한 주삿바늘이 든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5㎝가량인 상자 5개를 지난 19일 생곡재활용센터에서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러나 시는 의료폐기물이 어떤 경로로 이곳에 반입됐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발견된 상자 5개 중 4개는 배출한 병원이나 처리 업체에 관한 정보가 적혀 있지 않았다.
나머지 상자 1개는 강서구 한 병원에서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시의 지시를 받은 강서구는 이 병원과 의료폐기물 운반 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병원과 업체 모두 정상적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해 과실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병원과 의료폐기물 운반 업체가 제출한 인수인계서가 일치했다. 강제 수사권이 없어 더는 조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최근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의료용 기저귀 등이 부산 경남에서 잇따라 불법 보관된 사실이 적발된 데 이어 재활용센터에서 주삿바늘마저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진다. 특히 주삿바늘 등 의료폐기물이 언제부터, 어떤 식으로 불법 반입됐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시는 이에 따라 일선 구·군과 함께 다음 달 26일까지 부산지역 전체 병원 710곳을 점검한다. 의료폐기물 무단 배출 실태를 확인하고, 2차 감염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시는 점검에서 ▷의료폐기물과 다른 폐기물 혼합 보관 ▷수액 병 적정 관리 ▷재활용 의무 제외 대상 불연성 폐기물 적정 관리 ▷의료폐기물 보관 적정성 등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한다. 시 관계자는 “각 구·군에 다음 달 26일까지 점검을 마치고 같은 달 28일까지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의료폐기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생곡매립장과 재활용센터에서 주삿바늘이나 쓰고 버린 수액 병 등 의료폐기물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에는 매립장에서 수액 병이 대거 발견됐다. 2017년에는 병원에서 사용한 후 버린 주사기가 무더기로 나왔다. 그러나 시는 매번 배출자를 찾아 처벌하는 데 실패했고, 사태는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시의회는 시가 더 미루지 말고 의료폐기물 불법 배출을 막을 구체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윤지영 의원은 “의료폐기물이 시민과 환경에 끼치는 피해는 크지만, 시는 언제나 한 발 늦게 대응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문제가 반복되는 근본적 원인을 찾아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