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대 땅 등 소유주에 공문
- 재산세 감면으로 설득 방침
- 조례 개정되면 연말께 시행
부산시가 내년 7월로 다가온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공원 일몰제)에 대비하려고 ‘도시공원 부지 임차계약 제도’를 도입했다. 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지자체 차원에서 나온 국내 첫 대책이다. 시가 토지 소유주와 임차계약을 유지하면 해당 부지는 일몰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는 최근 서울의 A대학교와 B문화재단에 임차계약 논의를 위한 공문을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A대학교는 영도구 함지골공원(78만7523㎡) 부지 가운데 49만8587㎡를 소유하고 있다. B문화재단은 남구 이기대공원(205만303㎡) 부지 중 45만6025㎡를 갖고 있다. 시는 앞으로 부산진구 화지공원(40만9539㎡) 부지 중 40만2971㎡를 소유한 토지 소유주와도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임차는 무료로 진행된다. 대신 임차를 해준 토지 소유주는 세금 혜택을 본다. 2020년 7월 공원일몰제가 적용되면, 해제된 도시공원 부지에는 재산세가 부과된다. 시는 ‘1년 이상 공공용으로 사용되는 땅에는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현행법에 따라, 토지를 무료로 임차해준 소유주에는 재산세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이런 논리가 가능한 이유는 해당 부지가 개발이 어려운 곳이거나,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시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시는 일몰제 대상 도시공원 부지 중 경사가 가파르거나, 진입로가 없어 개발이 어려운 곳을 우선 임차 대상으로 지정했다.
B문화재단이 가진 땅은 군부대와 사실상 맞닿아 있어 공원 일몰제 이후 개발 행위가 어려울 것으로 시는 내다본다. 또 A대학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사립대고, B문화재단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중 하나라는 점도 시는 활용했다. 여론 탓에 개발 행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지공원에는 한 문중의 주요 시설물이 있어 개발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시는 분석한다. 시 관계자는 “일몰제 이후에는 재산세가 부과될 땅인데, 사실상 개발하기도 어려운 곳”이라며 “토지 소유주 입장에서 재산세라도 면제받는 이점이 있다. 부산의 다른 도시공원도 임차를 원하는 곳이 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두고 조례 개정에도 나선다. ‘부산광역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조례’에 ‘도시공원 부지 사용 계약’ 등을 신설할 예정이다. ‘토지 소유자가 사용계약을 요청한 부지를 최초 3년(재계약으로 조정 가능) 임차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본격적 임차 제도의 시행은 올해 말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공원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며 “다만, 앞으로 임차가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