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조등·머플러 등 불법 개조 걸리자
- “규정 몰랐다 … 잘못없다” 발뺌·큰소리
- 굉음 상당수가 기준치 아슬아슬 지켜
- 소음 제한 수치 현실화 필요 목소리
- 부산경찰, 하루 사이 10명 형사 입건
지난 26일 밤 10시45분 부산 남구 도시철도 2호선 문현역 앞 도로에서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A(17) 양이 경찰 단속에 걸렸다. A 양은 혈중알코올농도 0.196%로 만취 상태였다. 경찰은 오토바이 차대번호를 조회한 결과 A 양이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훔친 사실도 적발했다. 한여름 밤 청소년이 술을 마신 채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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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밤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일원에서 경찰이 ‘폭주족 근절 대책’의 하나로 불법 개조한 오토바이를 단속하고 있다. 이승륜 기자 |
같은 날 밤 9시15분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선 오토바이 머플러를 불법 개조해 굉음을 내며 운전하던 B(35)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과 한국교통안전공단 직원 10여 명이 오토바이를 둘러싸자, B 씨는 오히려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했느냐”며 의아해했다.
부산경찰청과 해운대·기장·남부경찰서 경찰관 108명은 이날 밤부터 주말인 다음 날 오전까지 교통안전공단·지자체 직원들과 함께 폭주족 출몰 지점 27곳에서 대대적 합동 단속을 벌였다. 도심과 해수욕장 등 관광지에서 오토바이 폭주·굉음 탓에 피해를 보는 주민·관광객이 속출(국제신문 지난 9일 자 9면 보도)하자 경찰이 ‘폭주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번 단속은 ‘전쟁의 시작’이다. 굉음을 내며 폭주하는 불법 개조 오토바이와 음주운전이 주요 단속 대상이었다.
폭주 오토바이는 해수욕장 주변에서 자주 출몰했다. 이날 밤 10시25분에도 송정해수욕장과 가까운 차로에서 C(47) 씨가 미승인 머플러를 부착한 오토바이를 몰다가 적발됐다. 법이 허용하지 않는 LED 전조등을 달아 운전자 시야를 방해한 오토바이도 많았다.
경찰에 잡힌 운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규정을 위반한 건지 몰랐다”고 둘러댔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불법 개조 6건, 무면허 운전 3건, 오토바이 절도 1건 등의 행위를 적발해 모두 10명을 형사 입건했다. 또 번호판 불법 부착 3건, 안전모 미착용 등 57건에 관해선 담당 지자체에 통보했다.
불법 개조 행위를 단속하는 데 한계도 드러났다. 이날 해운대구 달맞이길 등지에서 굉음을 내며 달리던 오토바이 상당수가 소음 기준치(105㏈)를 아슬아슬하게 지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오토바이 소음 제한 기준을 국민이 공감할 정도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통안전공단 측은 일부 오토바이 운전자는 공단의 허가를 받은 머플러를 단 뒤 다시 기기를 조정해 소음을 키우지만, 적발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또 떼를 지어 달리는 폭주족은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단속하기가 어렵다.
부산경찰청 이윤식 교통안전팀장은 “한시적인 ‘반짝 단속’으로는 폭주족을 근절할 수 없다. 여름철 관광지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