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28> 동래 온천장 풍류길

우리나라 공중목욕탕 대표 주자 동래온천과의 만남

  • 국제신문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7-25 20:10:04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신라시대 때부터 동래온천 기록
- 1930년대 들어 대중적 관광지로
- 당시 유명했던 여관인 봉래관
- 동래관광호텔 거쳐 농심호텔로

- 도심 속 쉼터인 금강공원엔
- 이주홍·최계락·이영도 등
- 부산 대표 작가들 시비·문학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에서 내린 뒤 중앙대로 건너편 홈플러스를 지나 허심청으로 향한다. 이 구간에는 보행로가 없다. 허심청과 호텔농심 사잇길 왼쪽으로 꺾어가면 ‘스파 백학가든’이 있다. 우리나라 공중목욕탕의 대표 주자 동래 온천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부산 동래구 온천1동 동래별장. 이곳에 100여 년 전 동래 온천의 목욕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돌탕이 있는데, 건물 외관은 일본식 건축 양식이 돋보인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동래 온천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신라 신문왕 3년(683년) ‘재상 충원공이 동래 온천에서 목욕했다’(삼국유사 권3)는 내용이다. 고려시대에는 이규보 등 당대 유명 문인들이 동래 온천을 다녀갔고, 1459년(세조 5) 태종 이방원의 장남이자 세종대왕의 형인 양녕대군이 동래 온천으로 떠나려고 하자 세조가 경상도 등 여러 도의 관찰사들에게 후하게 대접하고 잔치도 베풀라고 지시한 기록이 있다.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가르침을 받은 유학자 한강 정구 선생이 1617년(광해군 9) 신병치료 차 많은 제자와 함께 30일간 동래 온천에 머물렀던 ‘사건’도 있었다. 당시 경상감사 윤훤이 정구 선생 일행을 직접 영접했고, 동래부사 황여일은 일행이 많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임시가옥을 추가로 짓는 등 온갖 편의를 제공했다.

■ 동래별장, 근현대사 아픔 간직

   
온천장 스파윤슬길 조형물.
1930년대 동래 온천은 특권층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도 즐겨 찾는 대중적인 관광지가 된다. 전차 운행 등 교통수단이 정비되자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여관과 공중목욕탕이 늘어났다. 이 무렵 온천장을 대표했던 여관은 봉래관인데, 넓은 정원에 낚시와 뱃놀이를 즐기던 인공연못까지 갖췄다. 이후 동래관광호텔로 바뀌었다가 1985년 ㈜농심이 호텔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호텔농심이 됐다.

호텔농심에서 온천장교차로 쪽으로 가는 길에 ‘할아버지상’이 있다. 유럽 신사풍 모자를 쓴 한복 차림이다. 원래 100m 떨어진 전차종점 앞(현 부산은행)에 서 있었다. 1926년 전차의 온천장 연장 개통을 기념해 세워졌다가 1968년 전차궤도 철거 때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길은 스파윤슬길로 이어진다. 옛 온천극장 앞에서 온정개건비(溫井改建碑)가 있는 용각에 이르는 87m 구간. 온천의 ‘스파’와 ‘달빛이나 햇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이란 우리말 ‘윤슬’이 합쳐진 이름이다. 온정개건비는 동래부사 강필리가 1766년(영조 42) 동래 온천의 낡은 건물을 고쳐 지은 공적을 기려 세운 것이다. 당시 동래부는 동래 온천을 관리하는 주체이기도 했다.

동래별장으로 향한다. 이 구간에도 보행로는 없다. 동래별장은 땅 투기에 탁월한 재능을 지녀 일제강점기 당시 부산 3대 부자로 꼽히던 하자마 후사타로가 별장으로 지었던 것이다. 해방 이후 미군정청 집무실로, 6·25전쟁 때는 부통령의 관저로 쓰였고, 1965년 고급 요정으로 바뀌었다. 이후 휴폐업을 거듭하다가 2000년 10월부터 한정식, 야외 결혼식 등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동래별장에는 100여 년 전의 목욕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돌탕이 있다. 타일 탕도 2개나 있었다고 한다.

■ 금강공원서 만난 차밭골 전설

동래별장을 지나 금강공원으로 오른다. 금강공원은 동물원과 식물원, 케이블카를 갖춰 ‘1970년대에는 절정기를 맞아 연간 100만 명이 방문했다’는 부산의 명소 중 하나다. 학교 소풍의 단골 장소였다. 추억의 사진첩에 나오는 장면. 지금은 옛 명성을 잃고 도심 속 쉼터 공원에 만족하고 있지만, 그래도 금강공원은 금강공원이다.

금강공원에서 현대시 시비의 주인공들을 만나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금강공원 정문에서 공원사업소 방면 맨 왼쪽으로 걸어가면 ‘이주홍 문학비’를 만나고 여기서 금어사 입구를 지나 ‘일제만행희생자위령비’ 앞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최계락 시비’, 오른쪽으로 꺾으면 ‘이영도 시비’를 잇달아 볼 수 있다. 동화와 단편소설로 등단한 이주홍은 동요와 동시, 희곡, 소설은 물론 수필을 잘 썼고, 부산아동문학회를 창립했다. 이영도 시조시인의 오빠 역시 국어 교과서에 작품이 실린 이호우 시조시인이다. 마흔의 나이로 요절한 최계락은 동시인이자 언론인이었다. 그는 국제신문 문화부장, 정경부장, 편집부국장을 지냈다. 그래서 작품 ‘꽃시’가 새겨진 최계락 시비는 1971년 7월 국제신문과 부산문인협회가 함께 세웠다.

금강공원에서 차밭골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는 금정산을 중심으로 광활한 차나무 군락지가 있었는데, 차나무 밭이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온천장, 남산동을 거쳐 경남 양산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금강공원 내 금어사, 임진동래의총과 맞닿은 금정사 옆에 차나무 단지가 남아 있다. 은혜를 갚은 차나무 신의 이야기를 담은 차밭골 전설도 전해진다. 이번 여정은 금강공원 부산민속예술관에서 마친다.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가 운영하는 이곳은 중요무형문화재 동래야류,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인 동래학춤 동래지신밟기 동래고무 동래한량춤 등을 전승·공연하는 공간이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공동기획:부산시·국제신문·(사)걷고싶은부산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 분양가상한제 부산 전셋값 하락 우려
  2. 2‘남천 더샵’ 30일 분양 예정…하반기 부산 분양시장 최대어 부상
  3. 3지역주택조합원 모집 위법성 논란…극단적 선택까지 불렀다
  4. 4가을의 길목, 클래식 전설의 선율 들어보세요
  5. 5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12월 31일 폐업 공식화
  6. 6부산 사하구 감천2동 행정복지센터, ‘감내 클린 히어로즈’ 발대식
  7. 7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2382>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8. 8[서상균 그림창] 늘어나는 '강치'
  9. 9걷고 싶은 길 <76> 통영 만지도 몬당길
  10. 10신축 해운대경찰서, 지상 9층 규모 2022년 준공
  1. 1박태수 총선 출마 움직임...오거돈 서병수 대리전 북강서을 혈투 예고
  2. 2변상욱 YTV 앵커는 누구? 조국 비난한 청년에 ‘패드립’에 父 조롱까지…
  3. 3조국, 자녀문제 사과…"文정부 개혁임무 완수 위해 심기일전"
  4. 4軍, '지소미아 종료'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 전격 돌입
  5. 5변상욱 “수꼴 마이크 잡았다” 모욕 발언 일파만파…‘수꼴’ 뜻은?
  6. 6홍준표 "내가 검사라면 조국 의혹 한 시간 내 모두 자백받아"
  7. 7'조국 딸 장학금' 규정 논란…"의전원 입학전 제정"vs"입학 후"
  8. 8'조국 법무장관' 부적합 48% vs 적합 18%…34%는 판단유보
  9. 9이외수, 조국 논란 언급하며 “이명박·박근혜 시절 찍 소리도 못하더니…”
  10. 10UN군참전기념탑에 UN군 영문을 ‘십자군’으로 표기 논란
  1. 1 분양가상한제 부산 전셋값 하락 우려
  2. 2‘남천 더샵’ 30일 분양 예정…하반기 부산 분양시장 최대어 부상
  3. 3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12월 31일 폐업 공식화
  4. 4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연 1%대 저금리로 갈아타세요
  5. 5‘부산진역 협성휴포레’ 2·3층 상가 분양
  6. 6애플 ‘18금 게임’ 빗장 풀자 고스톱·포커 출시 봇물
  7. 7똘똘한 한 채 집중…청약가점 평균 60점(최고점 84점) 훌쩍 ‘고공행진’
  8. 8SM그룹 극일운동 앞장…소재 100% 국산화 추진 선언
  9. 9호텔가 ‘秋캉스족’ 잡기 분주
  10. 10일본, 추가 경제보복 나서나 우려 고조…홍남기 “향후 상황 예단하기 어렵다”
  1. 1 청주 전자제품 공장서 화재, 하늘 뒤덮은 검은 연기
  2. 2지방공무원이 출장비 부당수령하면 최대 5배 가산금
  3. 3文대통령이 반환 약속한 '저도' 뱃길 열린다…유람선사 선정
  4. 4연제구 연산터널 입구 지름0.8m 싱크홀,차량 정체 예상
  5. 5'조국 의혹' 부산대 촛불집회…대표성 논란에 갈팡질팡
  6. 6피서철 고생하는 공무원들...“무단 상행위 단속하다 고소 당하고, 밤까지 치안 걱정으로 뜬눈 밤샘”
  7. 7韓 부실논문 '최다'…'조국 딸 논문'으로 드러난 연구윤리 실태
  8. 8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떼 해운대해수욕장 출현, 피서객 대피
  9. 9마사지 업소 외국 여성 단속피해 3층 건물서 뛰어 내려 부상
  10. 10병원 카드 받아 유흥업소 출입…복지부 前간부 징역8년 확정
  1. 1리버풀-아스날, 살라 2골 활약...3-1 리버풀 승리, ‘리버풀전 징크스’ 깨지 못했다
  2. 2'출장정지'풀리는 '슈퍼손' 손흥민...매치데이 매거진 표지 장식
  3. 3권창훈, 분데스리가 이적 후 첫 출전 5분만에 첫 골... ‘성공적 데뷔전’
  4. 4맨유-크리스탈팰리스, 1-2 맨유 3경기만 첫패배... 출발점 이후 하락세로
  5. 5황의조, 연속 3경기 출전 끝에 데뷔골 폭발, 경기 리드
  6. 6“나도 루키 챔피언”…임희정 KLPGA 네 번째 신인 우승
  7. 7롯데 ‘신인 잔혹사’ 이번엔 끊을까
  8. 8가을야구 앞두고…다저스 ‘류현진 관리’ 돌입
  9. 9‘탁구천재’ 조대성-신유빈, 일본 꺾고 체코오픈 혼복 정상
  10. 10권순우·정현, US오픈 1회전 대진 좋네
우리은행
걷고 싶은 길
통영 만지도 몬당길
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해운대 삼포 가는길
  • 2019 ATC 부산 성공기원 시민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