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속한 정밀 조사·수리 요구에
- 학교 측 “학기 중 공사 땐 불편”
- 정수기 이용 권고만 하고 방치
- 상수도본부 “노후 배관 탓인 듯”
인천과 서울에 이어 부산 신라대학교 일부 건물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붉은 수돗물’이 나왔다. 단과대학은 학교 측에 빠른 대처를 요구해 왔지만, 대학본부는 늑장 대응으로 일관해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불안에 떨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기 중에 조사와 수리를 시작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학교 측이 즉각 대처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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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대 사범관 남자 화장실 세면대에 붉은 색 수돗물이 고여 있다. 임동우 기자 |
지난 4일 국제신문 취재팀이 신라대 사범관 1층 남자 화장실 세면대 수도꼭지를 열자마자 붉은색을 띤 수돗물이 흘러나왔다. 온종일 물이 고인 좌변기에는 붉은 얼룩이 선명하게 보였다. 변기 물을 내려도 또다시 붉은색 물이 변기를 가득 채웠다.
붉은 수돗물은 사범관 모든 층에서 발견됐다. 게다가 인접한 인문관과 상경관 일부에서도 붉은 수돗물이 나왔다. 사범대학 관계자는 “붉은 수돗물이 언제부터 나왔는지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올해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안다”며 “사범대학 여러 학과가 대학본부에 수리를 계속해 요청했지만, 학기 중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본부가 곧바로 붉은 수돗물이 나온 원인을 조사하거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건 “더 큰 혼란을 막는다”는 자체 판단에서다. 대학본부 측은 “학기 중 배관 공사를 하면 단수가 불가피해 학생과 교직원에게 더 큰 불편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방학 중 조처하기로 했다. 지난 학기 동안 학생들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고 정수기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수돗물은 마시는 물이 아니기에 학생의 피해와 불편은 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생들 생각은 다르다. 재학생 A(여·22) 씨는 “수돗물을 마시진 않지만, 양치하고 손을 씻을 때 일상적으로 피부에 닿는다”며 “붉은 수돗물이 나온 원인을 확인해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은 건 분명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 외에도 많은 신라대 학생이 학내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붉은 수돗물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이에 일부 학생은 정수기 물로 양치질하고, 다른 단과대학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했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신라대로 들어가는 수도관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신라대로 들어가는 배관은 1999년 매설됐지만, 사용 기한이 10년 이상 남아 노후관이 아니다. 신라대 내부에 깔린 배관이 낡아 생긴 문제로 추정되며, 이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상수도사업본부는 신라대가 수질 분석 및 붉은 수돗물 원인 규명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면 협조하기로 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