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법 개정으로 수사도 가능
- “조직 만들려면 인원 충원 필요”
- 일각선 “비현실적 구상” 회의적
부산시가 동물 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설립을 추진한다. 고양이가 잔인하게 두들겨 맞은 채 길거리에 방치되는 등 최근 부산에서 동물 학대 사건(국제신문 지난달 27일 자 9면 등 보도)이 잇따르자 시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설 개 농장 등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는 학대 행위를 막겠다는 의도도 있다.
시는 최근 동물 학대 전담 특사경 설립을 논의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시는 특사경에 전담 인력을 두고 각 구·군 동물 관련 부서와 합동으로 단속을 진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이는 기존 조직으로는 동물 학대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사법경찰법)이 개정되면서 특사경 수사 범위에 동물보호법이 포함돼 근거도 생겼다. 경기 등에서는 이 같은 법률 개정안에 따라 동물 학대를 포함한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는 고양이 토막 사체가 발견된 것을 비롯해 동물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3일 기장군 정관읍에서 생후 3개월 된 고양이가 코에 큰 상처를 입은 채 버려졌다. 앞서 부산진구 시민공원에서는 다리뼈가 부러진 고양이가 종이가방에 담긴 채 발견됐다. 지난 5월에도 학대 탓에 숨진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 사체가 나왔다. 동물보호법은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살아 있는 동물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는 행위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도살하는 행위 등을 ‘학대’로 규정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런 학대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단속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면 실제 학대 장면을 확보해야 하는 탓이다. 이에 시는 동물 학대가 의심되면 오·폐수 배출이나 불법 건축물 설립 등으로 단속해 왔다.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개 농장에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이 역시 개고기를 식품으로 볼 수 없다는 논란 소지가 있어 포기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조직으로는 동물 학대 행위를 적발한다 해도 명확한 근거를 찾을 수 없고, 행정 부서가 검찰 고발까지 진행하기 어렵다”며 “관련 부서 간 민감한 부분을 줄이려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시 조직상 동물 학대 전담 특사경을 만드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 학대 전담 특사경을 만들려면 지역 검찰청 검사장급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사경 내부 인원 부족 문제 등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시 특사경은 상표권 위반 행위를 수사하는 조직을 신설하려다가 실패한 적도 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경기지역은 특사경이 동물을 학대한 농장 등을 고발해 문을 닫게 한 사례가 있다”며 “부산에도 전담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