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율 뛰자 최근 요금 33% ↑
- 어병 보상 등 일부특약은 폐지

태풍과 적조 등 자연재해 때 양식 어민이 입은 손실을 보상하려고 도입된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이하 양식보험)의 보험료가 올해부터 대폭 인상된다. 반면에 수산질병(어병)이 일어났을 때 보상하는 특약이 폐지되는 등 보장은 축소돼 양식 어가의 반발이 거세다.

7일 남해안 양식어가와 수협 등에 따르면 정부는 양식어가의 안정적인 경영을 지원하려고 2008년부터 양식보험을 운용 중이다. 그 이전에는 재해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보험에 가입하는 양식 어가가 꾸준히 늘어 현재 대상 어가 중 44.3%가 양식보험을 이용 중이다. 그러나 손해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지금까지 납입 보험료 총액은 1522억 원인데, 지급된 보험금은 4388억 원이다. 누적 손해율은 288%다. 특히 지난해 태풍과 고수온 영향 등으로 피해가 크게 늘어 2129억 원이 지급되는 등 최근 3년간 지급액이 3465억 원에 달한다. 3년간 손실액만 2476억 원(정부 1852억 원, 민영보험사 430억 원 등)으로 최근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21년까지 보험료를 두 배 높이기로 했다. 최근 가입자의 보험료는 33% 인상했다. 또 사고횟수나 손해율이 높은 양식어가는 가입을 제한하거나, 자기부담금을 더 많이 물리기로 했다. 손해율이 높아서 양식보험이 존폐 위기에 놓였으므로,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양식 어가는 “양식 어가의 경영 안정을 돕는다는 근본 취지가 무색하다”며 비판한다. 특히 어병 특약을 중단해 가두리양식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통영 욕지도 한 양식장은 지난해 돌돔 6만 마리를 입식해 보험료 940만 원(자부담)을 납부했다. 그런데 올해는 자부담이 40%나 인상됐고, 어병 발병 시 보상하는 특약도 없어져 보험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한 어민은 “인건비 상승, 어가 하락으로 업계가 힘든 상황인데, 양식 어가의 경영 안정을 꾀한다는 양식보험이 오히려 목을 죄는 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