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 참여 청년자치정부 설립
- 청년디딤돌 카드 1만 명 지원
- 중기근무자 연 100만 원 복지비
- 사회주택 680가구 공급 등 포함

부산시가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청년자치정부’ 등을 설립해 현재 공무원 조직이 맡고 있는 업무에 청년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한편, 기존 청년 지원제도를 대폭 늘려 2022년까지 106개 사업에 4921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청년 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자율예산제’는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3일 부산 사상구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열린 ‘민선 7기 청년정책 로드맵 발표회’에 참석한 오거돈 시장과 청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오거돈 부산시장은 3일 부산 사상구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청년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계획의 큰 틀은 ▷자립보장 ▷활력보장 ▷참여보장으로 구성돼 있다. 시는 자립보장의 세부계획으로 부산 청년디딤돌+카드 지원 대상을 대학 졸업예정자까지로 확대한다. 지원 규모도 현재 600명에서 1만 명으로 대폭 늘린다. 청년사회주택 680호를 공급하고, 현재 1000명인 월세 지원 대상도 내년부터 1500명으로 늘린다.

활력보장 분야로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에게 연 100만 원의 복지비를 지급하는 ‘기쁨카드’ 사업을 시작한다. 중소기업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비를 회사 측에 최고 2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참여보장 분야는 청년자치정부를 수립하고, 지역의 청년 특화 공간을 늘리는 계획 등이 포함됐다. 청년 예술가의 첫 창작활동에 500만 원을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청년자치정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와 내년 설립 예정인 청년센터·청년의회로 구성된다. 시는 청정넷을 통해 제안된 정책을 청년의회가 심의하고, 이를 청년센터가 집행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예산 편성 방식을 정하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시가 자율예산제의 도입을 결정하지 못한 탓이다. 이미 비슷한 형태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의 경우 올해 청년 정책 예산 중 일부(500억 원)를 떼어내 자율예산제를 도입했다. 부산은 이달 중으로 청년거버넌스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자율예산제 도입 시기와 규모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당장 내년에는 자율예산제를 도입하기 어렵다. 만약 내년에 자율예산제의 도입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2021년에야 실제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 나라살림연구소 김상철 연구위원은 “청년 정책의 핵심은 자율예산제다. 여성·청소년 등 다양한 청년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조직에 의해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김기환 성장전략본부장은 “서울이 어느 정도 완성된 형태의 청년 정책을 시행 중이라면, 부산은 이제 도입 단계기 때문에 계속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