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중알코올 0.03%부터 적발
- 0시~오전 8시 단속 나온 경찰
- “법 개정·단속 알면서 음주운전
- 평소보다 적발 건수 약간 늘어”
- 처벌 강화·대대적 홍보 비웃듯
- 부산 면허취소 4건·정지 2건
- 울산 7·경남 19명… 전국 153명
“정말 1시간 전에 작은 소주잔으로 딱 2잔 마셨어요. 정신은 멀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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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의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밤 경찰이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왼쪽),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된 25일 낮 경찰이 부산 금정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수영1호교 인근에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A(22) 씨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음주 감지기에서 기준치 이상으로 혈중알코올농도가 확인되자 A 씨는 차에서 내려 물을 마시고 입안을 헹군 뒤 4차례나 측정을 다시 했다. 하지만 번번이 기준치 이상 수치가 나왔다.
A 씨의 최종 혈중알코올농도는 0.097%. 만약 전날 단속에 걸렸다면 운전면허 정지 대상이지만, A 씨는 취소 처분을 받게 됐다. 이날부터 ‘제2 윤창호법(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돼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이 운전면허 정지는 0.05%에서 0.03%, 취소는 0.1%에서 0.08% 이상으로 강화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A 씨에게 “이제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처벌받는다”고 자세히 알렸다.
■‘딱 한 잔’도 절대 안 봐줘
제2 윤창호법 시행 첫날 경찰은 부산 전역에서 대대적인 심야 단속을 진행했다. 고(故) 윤창호 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을 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정신 못 차리는 운전자는 여전히 있었다.
심지어 이날 단속 때 만취한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피하려고 도망쳐 경찰과 심야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수영1호교에서 단속이 시작된 지 30분가량 지났을 때 문제가 터졌다. B(31) 씨가 운행하던 승용차가 단속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높이더니 경찰을 따돌리고 도주했다. B 씨 차량은 경찰 경광봉을 밟고 그대로 지나갔다.
이후 B 씨는 30분가량 ‘광란의 질주’를 하다가 수영구 민락동 한 골목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측정된 B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0%로, 제2 윤창호법과 관계없이 운전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경찰은 이날 0시부터 부산에서 운전면허 취소 4건, 정지 2건 등 총 6명의 음주운전자를 잡았다. 이 가운데 A 씨를 포함한 3명은 하루 전만 해도 운전면허 정지에 그쳤겠지만, 제2 윤창호법에 따라 취소 처분을 받았다.
0시50분께 부산진구 한 도로에서는 C(20) 씨가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가 단속을 피하려고 중앙선을 넘어 달아나다가 붙잡혔다. C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였다. 또 오전 5시20분께 중구 한 빌라 앞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D(53) 씨가 ‘숙취운전’으로 걸렸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96%로 측정된 D 씨는 “전날 오후 8시께부터 집에서 소주 1병을 마시고 2시간 뒤인 밤 10시께 잠들었다”고 진술했다.
현장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 경찰은 “대부분 운전자가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된 걸 아는 것 같은데, 그래도 ‘설마’ 하는 생각에 차를 몰고 나온 사례가 적지 않았다. 평소보다 적발 건수가 약간 많았다”고 설명했다.
■시간·장소 불문 전방위 단속
경찰은 당분간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비록 이날 단속에 걸린 운전자가 없었지만, 다대포해수욕장 주변과 부산환경공단 다대사업소 앞 등 도심 외곽에서도 4시간가량 단속을 계속했다. 경찰은 단속과 함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제2 윤창호법을 홍보하기도 했다.
불시 단속은 심야뿐 아니라 대낮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금정구 오륜동 진입로와 범어사 하행길에서 1시간가량 ‘낮술 운전자’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다행히 대낮 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일부 운전자는 대낮에 이뤄진 음주운전 단속에 어색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자가 없었다고 해서 대낮 단속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전국에서 운전자 153명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울산과 경남에서는 각각 7명, 19명이 운전면허 취소나 정지 처분을 받았다. 전체 적발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정지 수준인 0.03∼0.08% 미만이 57명,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 93명이었다. 3명은 측정을 거부했다.
이승륜 배지열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