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과 땐 시설 만들어 위탁처리

울산 도심 한복판에 장기간 방치돼 온 태광산업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초 원안위 회의에 울산 태광산업 방사성폐기물 변경 허가건을 상정한다. 원안위 회의는 부피감용 처리시설 설치 허가를 위한 관계기관 합동 회의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개최된다.

부피감용 처리시설은 방사성폐기물을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하기 전 탈수·건조하는 고형화 설비다. 태광산업은 원안위에서 변경 허가와 부피감용 처리시설 설치 허가가 통과되면, 시설 설치 후 방사성폐기물을 40%로 감용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경주방폐장에 위탁 처리할 계획이다. 폐기물 처리 비용 1000억 원은 태광산업이 자체 확보한 상태다.

시는 방사성폐기물 처리를 위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태광산업과 원안위를 방문해 방사성폐기물 변경 및 부피감용 처리시설 설치 허가와 관련한 빠른 법령·기술 검토를 요청했다.

문제의 방사성폐기물은 태광산업 석유화학 3공장(울산 남구)이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섬유원료인 아크릴로나이트릴 제조 촉매제로 우라늄을 사용하면서 발생했다. 발생한 방사성폐기물은 모두 1741ｔ(8634드럼)에 달한다. 이 중 허가 물량은 1426ｔ(7131드럼)이고, 미허가 물량은 315ｔ(1503드럼)이다.

태광산업은 2016년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 방사성폐기물을 불법 보관하고 있다며 미허가 물량 중 291ｔ(1412드럼)을 자진 신고했다. 나머지 24ｔ(91드럼)은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당시 시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공동으로 긴급 방사선량 조사를 벌이는 한편 태광산업, 원안위 등과 폐기물 처리를 논의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원안위는 이와 관련해 태광산업에 2016년 11월과 2017년 4월 행정처분을 내려 과징금 3억3000만 원을 부과했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공소권 없음으로 최종 처리됐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