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담 조직 없고 수질 대책 부실
부산 금정구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자 상수원보호구역인 회동수원지 일원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천혜 경관을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인데, 38만 시민이 마시는 상수원의 오염 방지 대책은 부실해 논란이 인다.
금정구는 회동수원지에 생태탐방로를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총사업비 11억 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 ‘개발제한구역 환경·문화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 땅뫼산 황톳길에서 부엉산까지 2㎞가량에 걸쳐 황토를 정비하고, 일부 구간에 ‘덱 로드’를 놓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금정구는 생태탐방로를 조성해 회동수원지를 생태관광 메카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도 주말이면 하루 2500여 명이 회동수원지를 찾는다. 금정구는 이에 따라 오륜동 회동수원지 입구에 공영주차장을 짓고, 진입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도 추진한다.
특히 사업 구간 중 500여 m에는 회동수원지 위를 직접 지나는 수변탐방로가 설치된다. 이곳은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관리하는 공유재산이다.
상수도본부는 공유재산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회동수원지 일원 환경을 정비할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수질 관리를 철저히 할 것 등을 내걸었다. 관광객이 증가하면, 당연히 쓰레기 발생량이 더 늘어 상수원이 오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정구는 기간제 청소 근로자를 일부 늘리는 수준의 대책만 내놔, 관광지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시민의 먹는 물 안전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정구 관계자는 “수질 관리는 상수도본부 소관이다. 전담 조직을 꾸리는 건 어렵고, 기간제 근로자를 더 뽑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금정구는 빠르면 다음 달 착공할 계획이다. 회동수원지 같은 상수원보호구역 내 개발 행위는 담당 구청장이 허가권을 가져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없는 셈이다.
금정구의 이런 인식 탓에 회동수원지 물을 먹는 시민의 피해가 우려된다. 회동수원지는 금정·동래·해운대구와 기장군 주민 38만3500여 명의 식수원이다. 회동수원지는 낙동강에서 물을 얻기 어려울 때 비상급수원지로도 쓰인다. 시가 최근 경남 남강댐 물 취수를 포기하는 등 대체 상수원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다 현재 회동수원지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영업하는 음식점은 100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허가를 받은 음식점은 달랑 4곳이다. 금정구 계획대로 사업이 마무리돼 회동수원지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 불법 음식점도 급증해 결국 상수원에 오염 물질을 무단 방류하는 사례도 늘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근희 상수도본부장은 “구청장이 상수원보호구역 내 개발 행위 허가권을 갖는 현행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