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지역 처리도 이미 포화상태
- 의료계 “터질 게 터졌다” 걱정
최근 경북지역의 대형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부산의 의료폐기물 처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의료폐기물 대란’이 닥칠 거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16일 부산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경북에 있는 A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의료폐기물을 불법 보관하다 적발돼 지난 15일부터 영업을 중단해 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의료폐기물은 하루 평균 50t가량으로, 이 가운데 A 소각장에서 소각된 폐기물은 하루 9.7t에 달한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의료폐기물은 감염 등 위험이 높아 발생한 지 30일(치아는 60일) 내에 소각돼야 한다. 만약 부산의 의료폐기물 수거업체가 정해진 기간 내에 새로운 소각장을 찾지 못하면 법을 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체 소각장’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국에는 A 소각장을 제외하고 12곳의 의료폐기물 소각(처리) 업체가 영업 중으로, 이 가운데 부산에 있는 소각장은 기장군 정관읍에 있는 ‘NC 메디’ 한 곳뿐이다.
이 소각장의 처리 물량은 하루 10t가량이어서 A 소각장에서 처리하는 물량을 감당하기 어렵다. 울산 울주군에도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있지만, 현재 증축 공사 중이어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의료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는 “일부 소각장은 수거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탓에 추가 물량을 소화할 수 없어 소각장을 섭외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료폐기물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은 최근 요양병원이 급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요양병원에서 나오는 기저귀 등은 분변 등에서 감염의 위험이 있어 모두 의료폐기물로 분류된다. 부산지역의 의료폐기물 하루 평균 발생량은 2015년 42t에서 2017년 50t으로 늘었다. 지역의 요양병원은 2010년 103곳에서 지난달 기준 188곳으로 급증했다.
의료폐기물 처리 문제는 이미 예견됐다. 의료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탓에 요양병원의 증가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인데,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증설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요양병원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감염 위험도에 따라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인체 위해도가 낮은 의료폐기물은 지정된 업자에게 넘겨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