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의료폐기물 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시 차원에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의 한 의료폐기물 수거업체는 최근 전라남도의 한 의료폐기물 소각장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업체는 1주일에 6t가량의 의료폐기물을 수집하는 소규모 업체로, 최근 경북 A 소각장의 영업정지 소식을 접한 이후 아직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남지역의 다른 소각장을 통해 수거한 폐기물을 처리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해당 소각장이 추가 물량을 처리할 정도의 용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환경 당국은 경남 통영·김해 등지에서 불법으로 보관되고 있던 의료폐기물 1000t을 적발했다. 지역 시민단체가 대구지방환경청에 이러한 내용을 신고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불법 보관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각장 처리 용량은 한정돼 있는데, 요양병원이 늘어나면서 의료폐기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부산지역 의료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전국적으로 의료폐기물이 2000t가량 쌓여 있는 곳이 있다는 소문이 돈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해당 소각장의 폐기물 불법 보관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 의료폐기물 대란은 곧 현실화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의료폐기물은 정해진 기간을 초과해 보관할 수 없다. 의료폐기물의 관리·감독을 맡은 기관은 환경부다. 부산의 경우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관할 기관이다. 환경부의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지침을 보면 ‘천재지변·휴업·시설 보수 등의 사유로 시도지사 및 지방환경관서 장의 인정을 받은 경우’는 예외로 인정돼 정해진 기간을 초과해 보관할 수 있다. 시가 나서면 급한 불은 끌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시는 관련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의료폐기물 처리 문제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