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 정리 작업 때 인공조처 배제
- 기상조건 따른 변화 모니터링
- 보행로 조성·CCTV 설치 뒤
- 나머지 120ｍ 구간 추후 개방
30여 년 만에 재발견돼 ‘비밀의 해변’으로도 불리는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몽돌해변(국제신문 2016년 12월 23일 자 6면 등 보도)이 드디어 일반에 개방된다. 1985년 간첩선 사건 이후 철책이 둘린 지 34년, 국제신문 취재팀이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탐사하며 발견한 지 3년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해운대구는 지난 3월 말부터 시행한 ‘청사포 몽돌해변 개방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을 마무리하고 몽돌해변 서쪽 구간을 우선 개방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해운대구는 이번 용역에서 몽돌해변을 ‘시민이 잠시 머물며 쉬는’ 자연 친화형 휴식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위적 시설은 최대한 배제한다.
우선 개방될 구간은 몽돌해변 전체 길이 240ｍ 가운데 120ｍ가량이다. 폭은 20~30ｍ다. 해운대구는 개방에 앞서 해변에 불규칙하게 배치된 크고 작은 몽돌을 시민이 걷는 데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정리한다. 시민의 잦은 보행이 예상되는 해변에 작은 몽돌을 깔고, 해수면 앞으로 큰 몽돌을 놓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해운대구는 이 과정에서 큰 몽돌을 깨는 인공 조처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작업은 전문 업체를 선정해 시행한다.
해운대구는 몽돌 정리 작업을 마친 뒤 올여름 태풍 등 기상 조건에 따라 해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해운대구는 이 같은 모니터링에서 위험 요인 등이 발견되지 않으면, 몽돌해변 서쪽 둘레에 자연석으로 보행로를 만든다. 또 인근 군 보안 시설과 방문객 안전을 고려해 CCTV를 설치한 뒤 몽돌해변을 개방한다.
몽돌해변 동쪽은 군부대와 가까운 데다 부산시의 그린레일·블루라인파크 사업이 진행 중이라 당장 개방하기는 어렵다는 게 해운대구 측 설명이다. 해운대구는 이에 따라 군 소초 인근 해변도 개방하기 위해 군과 협의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군이 보안 시설임을 고려해 해변을 개방하기 전 준비할 게 많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며 “우선 개방하는 서쪽 해변도 모니터링 과정에서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사포 끝자락에 자리한 몽돌해변은 1985년 10월 ‘청사포 간첩선 침투 사건’ 탓에 철책이 설치돼 지난 30여 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이곳은 2016년 12월 국제신문 취재팀과 해운대구 관계자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미포~청사포 구간을 답사하다가 재발견해 지금까지 개방이 추진돼 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