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3일 오후 5시부터 전국 1500여 대 타워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도 같은 시간 고공 농성에 들어갔다. 두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 파업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에서는 연제구 3곳, 강서구 2곳, 기장군 6곳, 해운대구 2곳 등 타워크레인 사업장에서 100명 가까운 노동자가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두 노조는 애초 4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앞당겨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사측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 등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두 노조는 이날 오후 국토교통부와 소형 타워크레인 정책 관련 협상을 시도했지만, 결국 파업을 선택했다. 노조는 ▷임금 7% 인상 ▷하계휴가 탄력 운영 ▷현장 휴게실 설치 조건 완화 등을 요구한다.

건설노조는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달 30일까지 전국 순회 총회를 통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59.6%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정부에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자격증 없이 20시간 교육만 받으면 운전할 수 있는 소형 타워크레인이 건설 현장 곳곳에서 사고를 내도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양대 노총은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내놓기 전까지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승륜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