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착용 권유도 없고 어디있는지도 몰라
다뉴브강에는 밤에도 유람선 쉴새 없이 오가

	지난달 관광객들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른쪽에는 다른 유람선이 지나가고 있다. 안인석 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투어는 동유럽 패키지여행의 백미 중의 하나다. 헝가리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황홀한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저녁 해질녁부터 시작되는 야경투어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부다페스트 시가지를 관통하는 다뉴브강을 따라 오르내리며 주변의 야경을 감상하는 코스다.

수년 전부터 동유럽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TV와 언론에 소개되면서 필수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야경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기자는 지난달 말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부다페스트 유람선 투어를 했다.

기자가 이용한 상품도 참좋은여행사의 동유럽 4국 9일짜리 패키지였다.

다뉴브강에는 유람선 업체가 많고 계류장도 여러 군데 있다. 유람선 규모도 100명 이상 탑승하는 제법 큰 2층짜리가 있는가 하면 40~50명 정도 좌석이 있는 작은 유람선 등 천차만별이다.

주로 패키지여행을 이용하는 한국인 단체는 아예 배 한 척을 전세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람선 업체의 안전의식은 아주 낮다.

해가 진 뒤 오후 8시쯤 탑승했는데 배에 오를 때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안내는 없었다. 위치나 착용법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

관광객들도 일부러 찾지는 않아 구명조끼가 비치되어 있는지조차 몰랐다.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30일 사고 난 유람선 규모가 기자가 탔던 배와 비슷해 보인다.

선장 한 명과 보조하는 선원이 한 명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 사고가 나도 재빨리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배가 출발한 뒤 관광객들은 선실에 있기보다는 갑판으로 나가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촬영하기 바빴다. 술을 준비해온 관광객들은 한 잔씩 즐기기도 했다.

높지않은 배 난간에 기대어 사진을 찍어도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고 가이드가 조심하라는 정도였다.

우리 유람선이 운항하는 동안에도 쉴 새 없이 다른 유람선들이 강을 오르내렸다.

4월 당시에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지는 않아 강은 잔잔했지만 물살은 빠른 편이었다. 비가 오면 갑판이 미끄러울 수도 있겠다.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관광객 아무도 이에 대한 항의는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안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