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양사 등 공립만 3504명 달하고

- 부산교육청 담당 인원 3명에 불과

- 종사자 사고 때 응급처치도 사실상 불가

- 전국 시도교육청 대책 마련 논의 착수

내년 1월부터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 급식소가 대응책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28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대상과 방법을 놓고 전국 시·도교육청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학교 급식소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지 않았으나, 2017년 2월 고용노동부가 학교 급식소를 ‘기관 구내식당’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해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조리실 종사원, 영양 교사, 영양사 등이 모두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시교육청 산하 공립 학교 소속 조리실 종사원은 2900명으로, 여기에 영양사 338명과 영양교사 266명을 포함하면 총 3504명이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가 2000명 이상 5000명 미만일 경우 산업보건의를 위촉해야 하고, 5000명 이상이면 보건의를 상근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위촉한 산업보건의를 두고 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이 산업보건의가 각 학교에서 근무하는 조리실 종사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고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도 둬야 한다. 현재 부산에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설치돼 있지 않고, 안전관리자 2명과 보건관리자 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부산지역 각급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종사원의 안전과 보건을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교육계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을 학교에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법 자체가 제조업 중심으로 만들어져 학교 현장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제조업체는 단일 사업장을 사용해 의사가 상주하면서 건강상담을 하거나 안전사고가 났을 때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 급식소 종사원은 각 학교에 흩어져 근무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교별로 산업보건의를 둬야 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고용노동부에서 각 학교 급식소를 단일 사업장으로 보지 않고 전체를 묶어 교육청 산하에 하나의 사업장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법 적용으로 인해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별도의 ‘산업안전팀’을 꾸리는 등과 같은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