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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 살인사건’ 고문·조작 경찰, 법정 증인대 선다

재심개시 여부 결정 위한 첫 심문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19-05-23 20:02:0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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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억울한 감옥살이 장동익 씨
- “당시 왜 그랬는지 직접 묻고싶다”
- 재판부, 증언들을 필요성에 공감
- “과거사위 발표 비중있게 다룰 것”

재심 절차를 밟게 된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국제신문 지난달 19일 자 2면 등 보도)의 핵심 증인으로 고문·조작 의혹을 받는 당시 경찰이 법정에 선다. 불법 수사 탓에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21년간 감옥살이한 최인철(58), 장동익(61) 씨의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는 이날을 함께 기다린 가족도 참석했다.
‘낙동강변 살인 사건’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한 장동익(오른쪽), 최동철 씨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을 변호할 때 사용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23일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장 씨의 재심 신청 첫 심문기일에서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은 당시 수사 경찰을 증인대에 세우기로 했다. 최 씨 등은 1990년 사상구 낙동강 갈대숲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되자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했다. 최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이 경찰 고문으로 조작됐다고 결론 내렸다.

최 씨와 장 씨의 법률 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모두발언에서 “최 씨는 경찰이 모진 고문을 해 허위로 자백하는 바람에 친구까지 잡혀가 죄책감이 더 크다. 이 죄책감은 당시 고문 경찰과 검사, 판사가 가져야 한다”며 “고문 경찰을 반드시 법정에 세워 참회의 목소리를 듣고, 만약 거짓말을 하면 위증의 죄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당시 사하경찰서 형사과장을 포함한 관련자 5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비슷한 시기 같은 형사과에서 고문당한 또 다른 피해자 2명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장 씨는 “어느 날 경찰이 날 부르더니 강도살인죄를 뒤집어씌우고, 거꾸로 매달아 물고문을 했다”며 “당시 경찰을 만난다면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최 씨도 “법에 대해 저주스러운 마음으로 여기 서게 돼 죄송하다. 이제 누명을 벗고 당당한 가장으로 살고 싶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검사는 아직 대검 과거사위에서 관련 기록을 받지 않아 서류를 검토한 뒤 견해를 밝히기로 했다.

재판부는 지난 20여 년간 최 씨와 장 씨가 고통받은 점을 고려해 빠르게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재심 청구 절차는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과거사위 발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겠다.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나온 증거도 직접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장 씨는 이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항소심 변호를 할 때 사용했던 자료 수천 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료는 고인이 된 장 씨의 어머니가 생전 ‘아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언젠가 다시 쓸 일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문 대통령이 일했던 법무법인 부산 사무실에서 일일이 복사해둔 것이다. 장 씨의 동생인 장성익 씨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실 때도 형 걱정 때문에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하셨다. 하늘에서도 오늘을 함께 기다리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심문기일은 다음 달 27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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