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년 억울한 감옥살이 장동익 씨
- “당시 왜 그랬는지 직접 묻고싶다”
- 재판부, 증언들을 필요성에 공감
- “과거사위 발표 비중있게 다룰 것”
재심 절차를 밟게 된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국제신문 지난달 19일 자 2면 등 보도)의 핵심 증인으로 고문·조작 의혹을 받는 당시 경찰이 법정에 선다. 불법 수사 탓에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21년간 감옥살이한 최인철(58), 장동익(61) 씨의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는 이날을 함께 기다린 가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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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변 살인 사건’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한 장동익(오른쪽), 최동철 씨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을 변호할 때 사용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
23일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장 씨의 재심 신청 첫 심문기일에서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은 당시 수사 경찰을 증인대에 세우기로 했다. 최 씨 등은 1990년 사상구 낙동강 갈대숲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되자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했다. 최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이 경찰 고문으로 조작됐다고 결론 내렸다.
최 씨와 장 씨의 법률 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모두발언에서 “최 씨는 경찰이 모진 고문을 해 허위로 자백하는 바람에 친구까지 잡혀가 죄책감이 더 크다. 이 죄책감은 당시 고문 경찰과 검사, 판사가 가져야 한다”며 “고문 경찰을 반드시 법정에 세워 참회의 목소리를 듣고, 만약 거짓말을 하면 위증의 죄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당시 사하경찰서 형사과장을 포함한 관련자 5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비슷한 시기 같은 형사과에서 고문당한 또 다른 피해자 2명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장 씨는 “어느 날 경찰이 날 부르더니 강도살인죄를 뒤집어씌우고, 거꾸로 매달아 물고문을 했다”며 “당시 경찰을 만난다면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최 씨도 “법에 대해 저주스러운 마음으로 여기 서게 돼 죄송하다. 이제 누명을 벗고 당당한 가장으로 살고 싶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검사는 아직 대검 과거사위에서 관련 기록을 받지 않아 서류를 검토한 뒤 견해를 밝히기로 했다.
재판부는 지난 20여 년간 최 씨와 장 씨가 고통받은 점을 고려해 빠르게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재심 청구 절차는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과거사위 발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겠다.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나온 증거도 직접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장 씨는 이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항소심 변호를 할 때 사용했던 자료 수천 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료는 고인이 된 장 씨의 어머니가 생전 ‘아들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언젠가 다시 쓸 일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문 대통령이 일했던 법무법인 부산 사무실에서 일일이 복사해둔 것이다. 장 씨의 동생인 장성익 씨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실 때도 형 걱정 때문에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하셨다. 하늘에서도 오늘을 함께 기다리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심문기일은 다음 달 27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