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경영 정상화에 성큼 다가섰다. 선주와의 계약 해지로 인도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아 온 드릴십 3척이 올 들어 모두 인도되면서 드릴십과 관련된 리스크가 모두 해소됐기 때문이다. 3척에 대한 인도대금 1조35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유동성도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Sonangol)사로부터 수주한 ‘소난골 드릴십 2호선’에 대한 인도 서명식과 명명식을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이 배는 소난골 사명과 앙골라에서 첫 유전이 개발된 지역의 지명을 합쳐 ‘소난골 쿠엔겔라’호로 명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인도로 4800억 원 상당의 인도대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배는 최종 마무리 작업 후 다음 달 현지로 출항 예정이다.

앞서 ‘소난골 드릴십 1호선’은 지난 3월, 4600억 원에 인도됐다.

2013년 소난골사로부터 2척의 드릴십을 수주한 이후 6년 만에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것이다. 당초에는 2016년 인도 예정이었다. 수주 이후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선주측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가 계속 지연된 탓에 골머리를 앓아 왔지만 이번 인도로 부실 경영의 주범이 사라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일 인도되지 않고 있던 또 다른 드릴십 1척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2013년 미주지역 한 선사로부터 수주했지만 건조 중에 선주 측의 건조대금 지불능력 상실로 2015년 계약이 해지된 상태였다. 이 배마저 노르웨이 노던드릴링사와 4100억 원에 매각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3척 모두 현재 시장 가격을 상회하는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3척 드릴십이 인도되거나 매각되면서 총 1조3500억 원이라는 대규모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졌다. 장기 미인도 해양프로젝트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드릴십은 해상플랜트 설치가 불가능한 심해지역에 원유를 찾아내는 선박 형태의 시추설비로, 선박의 기동성과 심해 시추능력을 겸비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선박으로 통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소난골 드릴십 2척과 계약 해지된 1척까지 매각이 모두 완료되면서 드릴십과 관련된 리스크가 모두 해소됐다”며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경영정상화에 다가섰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지역사회에서는 지역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졌는데도 ‘왜 현대중공업으로 매각해야 하느냐’며 인수 합병에 반발하는 수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대우조선해양이 올 들어 그동안 인도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아 온 드릴십 3척을 모두 인도하면서 경영정상화에 성큼 다가섰다. 사진은 지난 17일 명명식을 갖고 최종 인도에 서명한 소난골 드립십 2호선인 ‘소난골 쿠엔겔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