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안소송 공방 더 치열해질 듯
대리운전 기사의 노동조합 활동을 제한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대리운전 기사가 근로자냐 아니냐를 다투는 소송이 전국 처음으로 부산에서 진행(국제신문 지난 3일 자 2면 보도)되는 가운데, 본안소송 판결 전까지 긴급히 노조 활동을 제한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1부(서정현 부장판사)는 대리운전 업체 3곳이 부산대리운전산업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노동조합원 활동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대리운전 업체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설립 신고증까지 받은 노조 소속 조합원이 노조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알렸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2일 대리운전 업체 2곳이 노조 조합원 3명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의 첫 변론 기일을 열었다. 당시 사업자 측은 “대리운전 기사들이 노조를 결성해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들은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조합원들은 노조법상 근로자가 맞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리운전 기사를 근로자로 볼지에 대한 판단은 본안소송에 준하는 ‘고도의 소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원은 “고도의 소명이란 본안재판에서 증거에 의해 명백하게 증명이 되는 정도를 의미한다”며 “사안이 예민한 만큼 대리운전 기사의 근로자 여부를 본안재판 때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속행될 본안재판에서 양측은 더욱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노조 측은 본안소송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해석한다. 노조 관계자는 “출근 시간이 정해진 것을 고려해 재판부가 대리운전 기사를 근로자로 본 것”이라며 “본안소송을 철저히 준비하겠다.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도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업자 측은 “대리운전 기사는 출근과 퇴근이 자유로운 자유업자다. 가처분 신청보다 진행 중인 본안소송이 훨씬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