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시간제 따른 근무형태 갈등
- 임금 감소분 보전 해법 충돌해
- 정부는 지자체 요금인상 요구
- 부산시는 “환승비용 정부 대라”
- 시민단체 “양측 시민 정서 뒷전”
시민의 교통복지를 담보로 한 버스노조의 전면 파업 예고를 놓고 정부와 부산시가 내놓은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부산시 등 각 시·도에 버스 요금 인상을 주문했고, 지자체들은 환승 할인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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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부산시청 재난상황실에서 오거돈 시장 주재로 버스 파업에 대비한 긴급 기관장 회의가 열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서민 주머니 털려는 정부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시내버스 총파업을 해결하는 대책으로 요금 인상을 지자체에 요구했다. 버스업계와 시는 환승 할인 비용만이라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대중교통 환승 할인은 보편적 교통 복지로 이젠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환승 할인 비용을 내라는 것인데, 현재 이 비용은 버스업계가 부담하고, 시가 이를 포함한 버스회사 운송수지 부족분을 보전해주기 때문이다.
부산의 환승 할인 비용은 지난해 1265억 원으로, 운송수지 부족액 1641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시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정부는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기는 형국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시행하는 환승 할인 혜택만이라도 정부가 부담하라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는 환승 할인 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한다면 지자체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시민 교통복지 차원에서 환승 손실금의 50%만이라도 정부가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시는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자체에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근거 법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정부에 수년째 요청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시가 정부로부터 받는 교통 관련 지원금은 화물차를 대상으로 한 유류세 환급금 70억 원이 전부다.
■400억 원 vs 170억 원
현재 부산지역 버스 기사의 근무 형태는 주 54시간, 월 24일 근무제로 요약된다. 노조 측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 하루 9시간씩 주 5일, 주 45시간을 근무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5일을 근무하면 한 달 근무일은 22일이 된다.
시는 주 5일과 주 6일 격주 근무를 원칙으로 주 6일째 근무는 9시간이 아닌 6시간 교대로 근무하는 ‘격주 시프트 근무제’를 제안했다. 격주 시프트 근무제를 적용하면 주 6일 근무 때 51시간, 주 5일 근무 때 45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조합 측안을 적용하면 628명의 버스 기사를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 이러면 인건비만 4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의 제안대로 주 51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면 113명을 추가 채용하는 데 70억 원이 드는 등 170억 원의 추가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민단체는 이미 예고된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 간 시와 버스업계에 공동 책임을 물었다. 부산참여연대 관계자는 “시, 버스조합, 노조 모두 ‘시민의 발’을 담보로 사태를 극단으로 몰았다”며 “결국 시민 주머니를 털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면서도 시민 정서는 뒷전으로 밀렸다”고 꼬집었다.
현재 부산에서 기사 5566명이 144개 노선버스 2511대를 운행한다. 시내버스는 하루 128만 명가량을 운송한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