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서도 찬반 여론 맞붙어
- 전국적 공포·갈등 확산 분위기

경남 진주시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이후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잔혹 범죄가 잇따라 사회적 공포와 갈등이 번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정신질환자 공동생활 시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국제신문 지난달 26일 자 8면 보도)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온라인에서도 정신질환자 관련 시설 건립을 놓고 찬반 여론이 맞붙었다.

	1일 부산 북구 금곡동 정신질환자 공동생활 시설 앞에서 주민들이 시설 운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1일 오후 부산 북구 금곡동 주민 2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A사회복지법인이 운영을 추진하는 정신질환자 공동생활 시설 앞에서 반대 집회를 벌였다. 주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시설 운영을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A사회복지법인을 거세게 비판했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안감’이다. 금곡동 주민 박모(57) 씨는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이어지는데 주택가 한가운데 공동생활 시설이 들어서면 주민들이 무슨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설 운영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서명에 동참한 이모(16) 군도 “공동생활 시설이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어 학생들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금곡동 주민들은 부산시와 북구, A사회복지법인 등을 상대로 추가 집회를 예고해 정신질환자 공동생활 시설을 둘러싼 갈등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재 금곡동 주민자치회 수석부회장은 “금곡동에는 영구임대아파트가 많아 치안이 불안한데 정신질환자 공동생활 시설까지 생기면 주민 불안은 걷잡을 수 없다”며 “A사회복지법인은 금곡동을 떠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신질환자 관련 시설을 둘러싼 공포와 갈등은 금곡동뿐 아니라 전국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정신질환자 공동생활 시설 건립을 철회해 달라’ 등 청원이 줄을 잇는다. 반면 ‘정신질환자를 범죄자로 낙인찍지 말고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부산 북구의회 김성택 의원은 “주민 반대가 거센 상황에서 정신질환자 관련 시설의 안전한 운영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중앙정부가 전국으로 번진 공포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