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리량 급증으로 소화 불가능
- 시, 뒤늦게 매립장 열었지만
- 혼선·비용 부담 등 문제 남아

부산 강서구 명지소각장이 정기 보수를 진행하면서 일선 구·군에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9일부터 명지소각장의 정기 보수를 위해 소각장 운영을 중단했다고 29일 밝혔다. 부산 중구, 영도구 등 6개 구의 쓰레기 처리를 맡은 명지소각장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시는 부산 북구, 강서구 등 8개 구 쓰레기를 처리하는 강서구 부산이앤이 소각장을 대체 소각장으로 지정해 총 14개 구·군의 쓰레기 처리를 맡도록 했다.

하지만 부산이앤이 소각장에 갑자기 물량이 몰리면서 쓰레기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평소 이 소각장에는 매일 650ｔ가량의 쓰레기가 반입됐으나, 현재는 약 840ｔ까지 늘었다. 평소라면 각 구·군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소각장 적치장에 쏟고 떠나기까지 10~20분이면 충분했지만, 14개 구에서 쓰레기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처리 시간은 6~7시간까지 늘었다. 시가 대체소각장을 지정했으나 사전에 소각장 내 적치 공간과 기존 보관 물량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각 구·군 쓰레기 수거 차량이 소각장 앞에서 발이 묶이면서 일선 지자체 쓰레기 수거에도 차질을 빚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소각장으로 간 쓰레기 수거 차량이 제때 복귀하지 못해 수거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 대단지 아파트에 공문을 보내 수거 지연 사실을 알리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 자제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는 지난 18일 강서구 생곡매립장을 열었으나 혼란은 계속됐다. 시가 매립장 이용 대상을 미리 알리지 않은 데다 대상이 변동될 수 있다고 통보하면서 일선 구·군은 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매립장을 이용해 쓰레기를 처리하면 소각 처리를 할 때보다 ｔ당 5000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구·군 쓰레기 처리 담당자들은 시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 A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쓰레기 처리 분담금은 구 몫이지만, 이번처럼 불가피하게 매립장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도 차액을 구가 모두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명지소각장 정기 보수를 마치면 쓰레기 처리 업무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이번에 혼란이 발생한 이유와 시의 대응을 정확하게 파악해 향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