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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08> 유다와 수다 : 유다의 수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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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4-18 19:15:24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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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한다! 그레샴이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보낸 편지에 썼던 글귀다. 나쁜(惡) 품질의 화폐가 좋은(良) 품질의 화폐를 몰아낸다는 뜻이다. 그레샴의 법칙이 된 이 말은 인간사회에도 대충 적용된다. 소수의 나쁜 사람이 대다수 좋은 사람을 몰아내며 악의 세상을 번지도록 한다. 깨진 유리창 하나가 건물 전체를 망가트린다는 ‘Broken Window’ 법칙도 마찬가지다. 조금 널린 쓰레기가 동네 전체를 더럽게 만든다.

예수를 배반한 유다 -유다의 수다를 쓴 유다
악인 유다(Judas)도 양인 유다(Jude)를 몰아낸 듯하다. 유다라 하면 예수님을 배반한 사악한 가룟 유다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많은 유다 중 가장 억울할 사람은 예수님의 선량한 제자였던 유다다. 그가 쓴 짧은 편지는 신약성서의 한 편인 유다서가 되었으니 다행이다. 성서를 성경이라고도 하니 유다서를 유다경이라 해도 될까?
경(經)은 산스크리트어인 수트라를 한자로 의역한 글자다. 원래 수트라는 부처님 말씀을 적은 경전으로 수다라(修多羅)로 적었다. 우리말 수다의 어원인 듯하다. 불교용어에는 화상 야단법석 이판사판처럼 처음 의미와 달리 부정적으로 쓰이는 때가 많다. 수다도 묵직하니 깊은 말씀인 수트라가 아니라 쓸데없이 많은 말을 뜻한다. 하나 수트라였던 수다는 경전이다. 유다서도 좋은 유다가 바른 신앙인이 될 것을 권면하는 유다의 수다, 즉 유다경이다. 이에 나쁜 유다를 옹호하는 유다복음도 유다경이라고 주장하면 어떨까? 이는 오로지 예수님께 여쭙고 들어서 가려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다만 어찌 들었는지 해석들이 서로 틀리니 문제다. 유다의 딜레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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